공유하며 꿈꾸다

당신이 주인공

꿈꾸던 나를 만난
잊지 못할 시간이었어요

충북 동제천새마을금고 유재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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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메이크오버 주인공은 제천 토박이로 오랜 시간 동제천새마을금고와 함께 해온 유재경 회원이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유재경 회원을 위해 사연을 보내온 동제천새마을금고 직원들, 그 어여쁜 마음을 만나기 위해 충북 제천시로 달려가 보았다.

이경희 – 메이크오버 총괄 및 사진 더뉴그레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지난날의 회상
자그마한 체구에 소녀 같은 미소가 인상적인 유재경 회원은 첫 대면부터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처음 동제천새마을금고로부터 12월호 메이크오버 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이런 엄청난 일을 자신이 어떻게 하냐고 팔짝 뛰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유재경 회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건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남편과 두 아들, 며느리까지 나서 꼭 해보라고 응원을 해준 것이다.
“평소 화장은 전혀 하지 않거든요. 옷도 거의 사지 않고요. 결혼한 이후로 일을 쉬어본 적이 없는데, 가족을 돌보고 살림하고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바쁘니까요.”
평소 멋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유재경 회원이 메이크업을 받으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어색하게 바라본다. 돌아보면 유재경 회원의 삶은 한숨 돌릴 틈이 없이 바쁜 시간이었다. 남편 혼자 벌어오는 돈으로는 자식들을 키우며 내 집 마련이 요원하기만 했던 젊은 시절, 아이를 낳은 뒤 바로 남편과 식당을 차려 일했고 이제는 편히 쉴 법도 한데 여전히 지역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다.
“남편과는 택시운수회사에서 만났어요. 남편은 택시운전기사였고 저는 경리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사내 커플이 된 거죠. 결혼을 결심한 이유요?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그 착한 성품은 변함없고 가족밖에 모르는 성실한 가장입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월말쯤 되면 돈이 떨어져 첫째 아들 분유에 물을 많이 타서 먹였던 걸 지금도 가슴 아픈 기억으로 갖고 있는 유재경 회원의 눈가가 돌연 촉촉해진다. 월급쟁이를 그만둔 유재경 회원은 남편과 함께 중국집을 차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요식업이 힘든 건 매한가지였다. 특히 기술 없는 사장이 주방장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중국집은 더 그랬다. 주방장의 출퇴근 문제, 추가로 요구하는 돈 문제로 속을 끓인 부부는 결국 남편이 직접 중국 요리를 배우면서 온전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다 퇴근한 중국집 주방에서 낮에 눈여겨봤던 조리법대로 음식을 만들며 연습을 했어요. 나중에 주방장이 그동안 고마웠다면서 조리방법을 가르쳐 주고 나갔고 그 이후 직접 운영하게 된 중국집은 단골도 많이 생기고 아주 잘 됐습니다. 덕분에 집도 장만하고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었죠.”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활기 넘치는 변신
동제천새마을금고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소상공인들에게 동제천새마을금고는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이웃으로 이미 그 명성이 자자했다.
“동제천새마을금고 직원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세요. 언제 가도 부담 없이 묻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제 입장에서는 모든 금융 거래를 새마을금고와 하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지요.”
예금, 적금은 물론 다양한 공제상품에도 가입한 유재경 회원은 훗날 들었던 공제상품에서 큰아들 병원비가 나와 큰 덕을 보기도 했다며 활짝 웃었다. 메이크업을 마친 유 회원의 입꼬리가 비로소 배시시 올라간다. 부드러운 색조로 깊어진 눈매와 생기 있게 살아난 입술이 얼굴 전체에 여성미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상 콘셉트는 스트라이프 니트, 재킷을 더한 가을 캐주얼룩으로, 컨버스를 신고 진청바지를 롤업해서 입으니 학생 때로 돌아간 듯 활기가 넘쳐 보인다.
촬영장소인 인근 세명대학교 캠퍼스로 이동했다. 가을 낙엽이 알록달록 찬란하게 물든 캠퍼스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캐주얼한 옷차림을 한 채 섞여 들어가자 대학원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잘 어울린다. 가족 단톡방에 스타일링한 사진을 한 장 올리니 0.1초 만에 남편이 “우와~~”라고 뜨거운 반응을 보여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해용 주임, 유재경 회원, 이훈재 이사장

거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제천새마을금고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유재경 회원의 화려한 변신에 동제천새마을금고 직원들 모두는 본인의 일처럼 뿌듯한 미소를 보였다. 평소 회원을 향한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금고에서 30년을 근무해온 홍성호 상무는 지역사회에서 새마을금고의 이미지는 서민의 이웃, 그 자체라고 이야기한다.
“저희 금고 주변에 중앙시장, 내토시장, 동문시장이 있습니다. 상인들과 거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가장 가까운 금융기관으로 오랜 동안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지요.”
동제천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사업은 지역 맞춤형이다. 노점을 하는 상인분들도 많기에 금고 내부에 있는 커피자판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미안함을 느낀 상인분들이 선뜻 이용하지 못하자 가격을 100원으로 설정했다. 그제야 상인들이 편히 드나드는 모습을 보면서 금고 임직원들 모두가 흐뭇해한 것은 물론이다. 날이 추워지면 금고 직원들이 직접 커피를 뽑아 인근 좌판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돌리기도 한다니 상인들이 금고를 어떻게 생각할지 능히 짐작이 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파출수납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바쁜 상인들에게 보탬이 됐고 혹시 모를 화재를 대비한 시장 내부 소화기 설치 지원사업 또한 동제천새마을금고에는 중요한 일이다. 또 하나, 동제천새마을금고는 지역 금고임에도 젊은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고령화나 인구 감소로 고민이 커지는 지역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이는 조금 특별한 현상이다. 여기에는 직원들 공도 크다. 스마트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회원들에게는 앱을 까는 것부터 실행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주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대에 나선다고 정해용 주임은 전한다.
“부모님이 새마을금고를 이용하시니, 자식들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으로 일을 보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고 있어서, 휴일에도 가끔 앱이 잘 안된다고 전화를 걸어오시는 손님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세세하게 가르쳐 드리고 있어요.”

동제천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이 유재경 회원에게 크고 아름다운 꽃다발을 선물했다.
쉴 틈 없는 시간 속에서 뜻밖에 호사를 누렸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하는 유재경 회원의 눈이 반달처럼 곱게 접힌다.
“오늘 하루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이런 귀한 시간을 선물해주신 동제천새마을금고 여러분과 늘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