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Life · 제철 재료 연금하기

시대를 초월한 맛의 진리
소고기

소고기는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온 대표적인 고급 식재료 중 하나였다. 과거에는 흰쌀밥에 소고깃국이면 손님을 대접하기에 그만큼 훌륭한 것이 없었으며, 잔치에서도 빠질 수 없는 요리 중 하나였다. 요즘은 ‘소고기는 구워야 제맛’이라며 불판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것을 선호하는데, 여전히 월급날, 회식, 생일 등 조금 특별한 날에 먹게 되는 것은 변함없다.

글·사진. 김현학(iamfoodstylist 대표, 푸드디렉터)

부의 상징 소고기
소고기는 예로부터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과거 서민들은 고기를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반면, 일부 미식가 양반들은 탐육(貪肉)의 식감을 곧추세우며 소고기를 즐겼다. 특히 소의 심장(염통)을 얇게 저며 양념간장으로 간을 해 구운 ‘우심적’은 사대부에게 최고로 인기였다.
고려 때는 ‘설야멱’도 유행했다. 설야멱(雪夜覓)은 송나라 태조가 ‘눈 내리는 밤(雪夜)’, 신하이자 친구인 조보를 ‘찾아가(覓)’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설야멱은 소고기를 굽다가 찬물에 살짝 담갔다가 다시 익히는 구이법이다. 이렇게 하면 겉이 타지 않고 속까지 잘 익어 소고기 맛을 최상으로 즐기기에 딱이었다.

소를 잡지 말라? 우금령의 시대
농사가 근본이었던 조선시대에 소를 잡아먹지 못하게 한 우금령이 시행된 것은 국사 교과서에서 배웠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그 시대 백성들은 나라에서 선농단 제사를 지낸 뒤 남은 소뼈를 우린 국물인 ‘설렁탕’이나 맛보았을 것이다.
나라에서 여러 차례 우금령을 내리고, 소 잡는 이들을 처벌했지만 소고기를 먹는 일은 그치지 않았다. 숙종 2년(1676) 1월의 승정원일기에는 “도성의 시전에서 각 고을의 시장, 거리의 가게까지 모두 합해 하루에 죽이는 것이 1,000마리로 내려가지 않는다. 이에 소값은 날로 뛰어오르고 만들어내는 것은 날로 줄어든다”는 기록이 있다.
숙종 38년(1712) 김창업이 쓴 ‘새해 첫머리에 소를 잡다’라는 시에 보면 “새해 초 얼마나 많은 소를 도살했던지 피와 고기가 거리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조선의 세시풍속서 ‘동국세시기’에는 18세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난로회라는 풍속이 유행했다고 나온다. 기름 · 간장 · 계란 · 파 · 마늘 · 후춧가루로 양념한 소고기를 난로에 둘러앉아 석쇠 위에 구워 먹는 것이다. 마치 요즘 삼겹살을 구워먹듯이 말이다.

예로부터 소고기를 즐겼던 애호가
18세기 후반 이덕무의 ‘세시잡영’에는 “상등 부자 잡는 소는 두셋, 중등 부자 잡는 소는 하나”라는 대목이 있다. 소 한 마리를 잡아 160 ~ 170㎏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면, 상등 부자는 320 ~ 510㎏, 중등 부자는 160 ~ 170㎏의 고기를 연중 소비했다는 계산이다. 부자뿐만 아니라 백성도 소고기를 즐겨 먹었다. 세종 7년 기록에 따르면 가난한 지역인 함경도에서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대접하는 데 연간 수천 마리의 소를 잡는다고 했다. 숙종 2년에 군사들을 위로하는 잔치인 호궤에 현재 도량으로 환산해 일인당 810g의 소고기가 제공됐다. 요즘 고기 1인분이 150 ~ 200g인 점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대식가에 소고기 애호가들이었다.
기록을 추산해 연간 도살되는 소가 40만 마리에 가까웠다면, 당시 사육한 소의 수는 100만 마리는 족히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 이후 농사를 위해 소 기르기를 크게 장려한 효과였다. 18세기 무렵에는 우역(소의 전염병)이 없어, 헐값일 때 소 한 마리에 10냥이었다. 당시 쌀 한 섬에 5 ~ 8냥이었던 걸 고려하면 쌀 한두 가마에 소 한 마리를 살 수 있었다. 그만큼 소고기가 저렴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렇게 많았어? 9종이나 되었던 소의 종류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소의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 한우, 육우 정도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원래 우리땅에서 자란 소의 종류는 훨씬 다양했다. 최초의 수의학서 ‘신편우의방’에 의하면 우리 소는 무려 9종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털 색깔에 따라 황소, 흑소, 칡소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1983년 일제 강점기, ‘조선우심사표준’에서 털색깔로만 분류해 적갈색만을 우리 소로 분류했다. 9종의 소 중에서 대부분의 소가 사라지게 된 시작점이다. 분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사라진 소 중 하나가 칡소이다. 칡덩굴같이 짙은 갈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진 칡소는 자라면서 점점 호랑이 무늬를 띠게 되며 호랑이와 싸워 이길 정도로 용맹했다고 전해진다. 한우는 한국 고유의 소품종으로서 요즘은 유기농 혹은 친환경 농법으로 넓은 들판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키워낸다. 그래서 육우에 비해 훨씬 비싸고 양도 적다.
반면 육우는 1902년 프랑스인 쇼트가 들여온 홀스타인종 거세수소를 고기용으로 사육하기 시작해 120년 동안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소로, 얼룩소라고 이해하면 쉽다. 암소는 우유를 생산하고 수소는 고기로 생산된다. 20개월 정도로 비육기간이 짧아 가격이 저렴하고, 마블링이 적어 담백한 맛이 뛰어나 다이어트가 일상인 현대인들에게는 가성비 좋은 소고기로 주목받기도 한다.

소고기는 부위에 따라 효능도 다르다?
소고기는 부위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저마다의 유래도 가지고 있다. ‘안창살’은 안쪽 창모양이라고 해서 안창이라고 하기도 하고, 신발 속 안창처럼 생겨서 안창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비추리’는 소의 갈비 안쪽 흉추에 길게 붙어 있는 띠 모양의 근육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편 것처럼 날씬하고 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불리게 됐다. 근육 사이로 아롱아롱하게 보여서 ‘아롱사태’, 채찍질을 하면 닿는 소의 등심 끝 부위라 하여 ‘채끝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다양한 이름만큼이나 부위별로 효능도 다르다. 소의 앞다리 위쪽 근육을 이르는 부챗살은 성장기 아이들이 먹으면 좋은 부위다. 부챗살에는 뼈를 구성하는 인 성분이 풍부해 골격과 치아 형성을 촉진한다. 면역력 증강과 피로회복이 필요하다면 아롱사태가 좋다. 아롱사태는 항체와 세포막, 호르몬 형성에 필수적인 리놀렌산과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채끝살에는 비타민의 일종인 피리독신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피리독신은 피부 저항력을 높이고 피지를 조절하는 효능이 있다.
성인들은 위 점막이 얇아지면서 단백질 분해 효소가 어린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분비된다. 고단백 식품의 소화를 돕는 ‘배’를 소고기와 곁들이면 소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배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함유되어 있고, 펙틴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소고기에는 비타민A · C 성분이 적어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상추와 깻잎을 섭취해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해야 한다. 항산화 식품인 양파, 마늘은 혈액 속의 불필요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고기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고기는 이렇게 고르고 요리해!
품질이 좋은 소고기를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근내지방과 고기 색깔, 포장상태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른바 마블링으로 불리는 근내지방은 살코기에 가늘고 고르게 분포된 것이 좋다. 살코기는 밝고 붉은빛을, 지방은 하얀 우윳빛을 띠는 것을 골라야 한다. 가능하면 냉장육으로 구매하고, 포장 안에 육즙이 많이 고여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용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국거리용 사태나 양지는 살코기와 지방, 근막이 적당히 있는 것이 좋고, 산적이나 꼬치용인 우둔이나 설도는 근막이 없고 고깃결이 균일해야 좋다. 찜용 갈비는 지방과 힘줄이 너무 많지 않은 것을, 구이용 등심과 안심 등은 근내지방이 가늘고 고르게 분포된 것이 좋다. 온도 변화가 크면 육즙도 손실되기 때문에 구매 후 즉시 냉장 보관한 뒤 가급적 2 ~ 3일 내 먹는 게 좋고, 남은 소고기는 공기를 최대한 뺀 다음 비닐포장지로 두껍게 포장한 후 지퍼백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소고기를 굽는 방식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고기 불판을 충분히 달군 후 센 불에서 굽다가 고기 단면이 60% 정도 익어 육즙이 올라올 때 한 번만 뒤집어 살짝 구워야 소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소고기를 자주 뒤집다 보면 육즙이 흘러나와서 고기가 퍽퍽해지고 질겨서 맛이 없어지니 소고기를 구울 땐 딱 한 번만 뒤집는 것을 기억하자.

MG e-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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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eshop(www.mgeshop.co.kr)은 새마을금고복지회에서 운영하는 물자유통 채널이다. MGeshop 홈페이지로 접속해서 메뉴 중 ‘MG장터’를 클릭하면 각 지역 새마을금고가 추천하고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원 횡성새마을금고의 ‘횡성한우’
한우 고유의 순수혈통을 지니고 있는 횡성한우는 품질인증 농가에서 생산된 한우만을 엄선하여 출생에서 도축까지 전 과정을 전산관리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특히 횡성한우는 육즙이 풍부해 감칠맛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등심·안심·특수부위 등의 구이용과, 치마살·부채살 등의 불고기 및 국거리용이 함께 구성된 횡성한우 명품세트가 있으며, 구이세트·사골세트·조리세트·우족세트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한우가 준비되어 있다.

차돌박이 쪽파말이찜

 재료 
차돌박이 200g, 쪽파 반 줌, 팽이버섯 1줌, 표고버섯 2개,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밀가루 약간

 소스 재료 
진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연겨자 1작은술, 깨 1작은술

 tip 
• 쪽파 대신 부추나 깻잎으로 대체해도 향긋함을 즐길 수 있다.
• 찜기에 올릴 때에는 겹쳐진 부분이 아래를향하도록 하면 흐트러지지 않는다.
• 편백나무 찜기를 이용하면 훨씬 고급스러운 한 상을 만들 수 있다.

 만드는 법  

❶ 차돌박이는 넓게 펴서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❷ 쪽파와 팽이버섯은 약 5cm 길이로 썰고, 표고버섯은 얇게 썰어준다. 소스 재료도 잘 섞어서 준비한다.

❸ 차돌박이 양 끝에 밀가루를 살짝 묻히고 쪽파, 팽이버섯, 표고버섯을 올려 돌돌 말아준다.

❹ 김이 오른 찜기에 넣어 센 불에서 2분, 중불에서 3분간 쪄주면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