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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이끄는 방앗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대현상회

어머니 손맛의 비밀이 담긴 방앗간 참기름을 온라인 쇼핑 네트워크에 올려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젊은 상인이 있다. 부산 망미중앙시장에서 50년째 한 자리를 지켜온 방앗간 대현상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한아름 실장이다. 방앗간에서 만든 제품에 현대적인 브랜드를 부여함으로써 확인된 긍정적 변화, 그리고 미래에 꿈꾸는 행복한 상상을 담아봤다.

글. 김수연 사진. 안지섭

이두일 대표, 정명선 대표, 한아름 실장

참기름 향기처럼 고소하고 따뜻한 내일을 꿈꾸다
“어느 날 보니 손님도 없는 방앗간에서 아버지는 온종일 바닥 청소만 하시고, 어머니는 습관처럼 걸레질만 하시는 거예요. 그게 안타까워 나선 것이 여기까지 왔어요.”
서울서 대학을 나와 대기업 MD로 일하던 한아름 실장이 멀쩡한 직장을 접고 내려와 방앗간 경영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 좋은 원료로 정직하게 짜낸 기름이니 품질에 대한 자신감만은 충분했던 그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우선 민무늬 기름병에 라벨링 작업부터 시작했다. <대현상회>라는 이름 그대로를 새기고, 전통의 느낌을 살린 한지 포장으로 온라인 몰에 올려봤다. 신기하게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방앗간에서 직접 짜낸 참기름’이라는 전통시장의 강점과 최신의 유통 루트를 결합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이어 소주병 사이즈의 단일 포장에서 벗어나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사회변화에 맞춰 소용량 제품도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쿠팡, 네이버스토어 등 대표적인 오픈마켓에 판로를 확보하고,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정식으로 입점하며 마케팅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그렇게 현재 연 매출 15억 원의 탄탄한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비플러스가 진행한 ‘MG희망나눔 지역상생 시민펀딩’을 통해 탄생한 신규 매장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니, 점점 멀리서 찾아주시는 고객이 늘어났어요. 그분들이 여유롭게 쇼핑하고, 이 지역과 관련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장 인근에 작은 점포 하나를 리모델링해 마련한 현재의 매장은, 안쪽에서 참기름 짜는 장면도 보이고, 갓 짜낸 참기름의 고소한 향기와 시장통을 오가는 사람들 사이의 공기를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공감각적 쇼핑 경험을 제공하도록 구성했다. 전통시장 안에서 참기름을 테마로 한 전시형 매장으론 아마 전국에서 최초 시도일 듯하다.
“MG희망나눔 지역상생 시민펀딩에 참가하게 된 건 전적으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새마을금고는 시장에서 장사하시던 지원을 받게 되니 더욱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감사하게도 매장 리모델링의 펀딩 이자 등 각종 금융비용을 새마을금고에서 다 지원해 주셨어요.”

이야기가 있는 방앗간, 가치를 이어가는 한국형 노포를 만드는 꿈
트렌드가 있는 방앗간의 실험은 이미 성공적이다. 그러나 대현상회의 목표는 맛있는 참기름을 파는 것 이상을 보고 있었다. 한아름 실장은 두 가지 구상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목표는 참기름을 팔되 그가 태어나 자란 부산의 이야기를 함께 전하겠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자부심과 노하우가 담긴 맛있는 참기름에 더해 ‘이야기가 있는 참기름’이 되었으면 해요. 다시 말해, 로컬 콘텐츠와 함께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죠.”
펀딩을 통해 쇼룸을 마련하고자 한 것도 ‘로컬 콘텐츠와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구상과 맞물려 있었다. 최근 이곳에서는 제품의 라벨을 새로 디자인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라벨 역시 부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라벨만이 아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청년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실험을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목표는 ‘역사를 가진 노포’로서 대현상회의 전통을 지켜가는 것이다. 이미 50년 역사를 가진 방앗간이니 그 자체로 노포라 불러도 크게 틀리진 않을 테지만, 그가 생각하는 노포의 의미는 조금 달랐다.
“노포란 게 꼭 대를 이어 해야 된다는 것도 편견이거든요. 단골손님이었던 저희 부모님이 대현상회의 전통을 이었던 것처럼, 꼭 자식이 아니어도 누군가 그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이 이어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유럽처럼 100년 이상 대를 잇는 가게는 찾기가 어렵잖아요. 전통적인 사농공상의 잣대도 그렇고, 장사나 상업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은 편은 아니었죠. 하지만 점점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뭐라 하든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 형성된 오래된 공간, 친숙한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요즈음의 삶이 훨씬 즐겁고 만족스럽다. 그 어느 때보다 꿈꾸던 일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기쁨으로 충만한 덕분이다.
“기왕 시작한 일이니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어요. 이 시장에서 기름을 짜고 파는 것이 다가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따뜻한 유대가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지는 데 작은 포석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마침 매장 안으로 손님 한 분이 들어오셨다. “어서오세요!” 하며 맞이하는 한아름 실장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번졌다. 장바구니에 참기름 한 병을 담아가는 그분은 이미 여러 번 이곳을 찾아주신 지역 주민이었다. 이런 고객 한 분 한 분이 바로 이 지역의 이야기를 창조하고, 대현상회의 역사를 이어주는 주인공이다. 이들과의 행복한 동행을 꿈꾸는 대현상회는 새로운 아이디어, 변치 않는 품질, 노포의 가치를 지키며 오랫동안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