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 생각하기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회사나 들어가!’ 꿈을 좇는 사람, 내가 하고 싶은 걸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핀잔이 아닐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쓸데있는’ 일은 지금 당장 ‘돈’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 당신의 경험이 언제 어떻게 쓰이며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글. 장기웅(<무스펙 인간> 저자)

바꿀 수 없는 학벌 대신 ‘수혈’을 택했다
나는 4년제 지방 캠퍼스를 졸업했다. 졸업 후 내가 가진 학벌과 스펙으로는 취업의 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내 학벌은 혈액형처럼 바꿀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경험’이라는 혈관을 찾아 수혈하는 방법을 택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면 뭐든지 도전하고 시도했는데, 그중 하나가 ‘작가 등단’이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했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 나는 등단에 도전해 성공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등단이 무슨 돈이 되냐며 싸늘한 반응이었다. 그런 싸늘했던 반응이 무색하게도 작가 등단의 경험은 대기업 면접에서 면접관의 강한 호기심을 자극해 나에게 명함을 건네주는 기적을 만들어 내며, 취업에 성공하는 키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난 그렇게 대기업에 입사해 해외 주재원으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경험이라는 수혈을 두고 많은 사람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었다. 내가 했던 경험들은 멋진 스토리텔링이 되었고 나를 브랜딩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었다. 내가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경험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고 경험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강해진다.

경험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내가 중국 소도시 출장이 생겼을 때 한 동료가 내게 말했다. “거기 가면 아직 소가 쟁기를 끌고 다니고, 커피 브랜드도 없어서 엄청 고생할 거야”, “너 가봤어?”, “아니, 안 봐도 비디오지”, 우리는 종종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해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을 마주한다. 이것은 내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이 경솔한 행동이다.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이 해 본 것처럼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뭔가 부실한 티가 난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예측과 상상에만 기댄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상대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상을 더해 거짓을 말하게 된다. 내가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 뒷담화인 이유도 이와 같다. 내가 그 사람을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 앞에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경험은 사람 앞에서도, 인생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경험은
사람 앞에서도,
인생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경험은 사람 앞에서도,
인생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좋은 선택은 없다
2006년, 내가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에 갔을 때 내 친구들은 나에게 회의적인 말뿐이었다. 그들의 의견은 중국어가 아닌,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대기업에 들어가고 해외 주재원이 되어있을 때 그들은 나에게 ‘그때 중국어를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중국어를 공부한 후에도 취업을 못하거나 내 상황이 계속 안 좋아졌다면 과연 그들은 내 선택이 옳았다고 했을까? 좋은 선택은 좋은 결과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이 선택을 잘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을 한 후 사력을 다해 좋은 결과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 선택이 좋은 선택이 된 것이다. 필자가 창업 강의를 다니다 보면 창업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창업을 실행하지 못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실행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확실한 아이템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장님, 치킨집은 이미 너무 많아서 못 하시겠고, 정육점은 점점 안 하는 추세니까 못 하시겠죠? 그럼, 치킨집은 남들이 다 하니까 못하고 정육점은 남들이 안하니까 못하면 우리는 과연 뭘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선택한 것이 좋은 선택이 되게 하는 것은 결국 나의 의지와 노력이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고 포기한다면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뱉어본 말이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바로 사람들이 똥을 싸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기에 앞서 이 경험이 ‘돈’이 될 것인지 아니면 ‘똥’이 될 것인지를 먼저 따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재고 따져보다가 똥이 될 것 같으면 포기해버린다. 쉽게 말해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면 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확실한 것은 없다. 어떤 투자든, 선택이든 리스크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내가 지금 선택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보장된, 확실한 것만 하려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개똥도 언제 어떻게 약에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당신은 뭐든지 경험해봐야 한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이제 ‘스펙보다 스펙타클’한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가 열렸다. 스펙타클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해봤다는 것이다. 당신도 이렇게 차곡차곡 여러 경험을 쌓아간다면, 그것들을 통해 얻어진 지식과 교훈이 앞으로의 당신 인생을 한층 더 스펙타클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