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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고운빛깔의 바람떡 빚기

유성온천새마을금고 이혜숙 대리·대전북부새마을금고 이재서 과장 부부 &
천안북부새마을금고 이재희 과장 부녀

민족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 모습은 점점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의 명절 분위기를 내기가 어려워진 요즘이기에 더욱 소중한 체험, 새마을금고 식구들이 바람떡 만들기에 나섰다.

글. 이경희 사진. 안지섭

떡과 함께 찾아온 이른 명절
찌는 듯한 폭염이 물러가고 나면 봄과 여름을 지나온 곡식과 과일을 거둬들이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 온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추석이 있다. 예전에야 쌀을 가루 내 반죽하고 소를 만들어 직접 떡을 만들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떡이라는 건 사 먹는 음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오늘은 새마을금고 가족들이 추석맞이 바람떡을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모였다(체험은 2명씩 나누어서 이루어졌다).첫 번째 도착한 직원은 유성온천새마을금고의 이혜숙 대리 부부다. 남편인 이재서 과장(대전북부새마을금고)과 환한 웃음을 지으며 떡공방에 들어선 이 대리는 남편과 사내커플로 6년을 연애하고 결혼 4년차를 맞았다. 내년 2월에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맞벌이 부부로 그동안 바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조롭게 지냈어요. 큰딸 예은이는 어린이집, 저희는 직장과 집만 오갔거든요.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도 못 가는 상황에서 배까지 불러오면 정말 아무 데도 못 갈 것 같아서 망설임 끝에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당첨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새옷을 주문했는데 배송지연으로 있던 옷을 그냥 입고 왔다는 이재서 과장도 아내의 미소에 환한 웃음을 얹는다.
두 번째로 도착한 천안북부새마을금고 이재희 과장과 딸 루하 역시 세상을 다 가진 듯 신나는 표정으로 공방에 들어섰다. 특히 빨간 리본을 단 5살 루하의 표정이 들썩들썩한 것이 오늘 체험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 보여 절로 웃음이 터진다.
“작년부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느라 명절에도 부모님 댁에 방문하지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루하가 명절에 대해 잘 모르더라고요. 올해도 추석에 가기가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던 차에 직원 체험으로 바람떡 만들기를 한다기에 얼른 신청을 했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이혜숙 대리와 이재서 과장 부부는 떡을 무척 좋아하지만 결혼 전에 송편을 빚어본 이후로는 시도해본 적이 없어 살짝 걱정하는 눈치다. 이재희 과장과 루하는 아예 경험이 없는 경우였는데 루하가 당장이라도 반죽을 조물락거리고 싶어 해서 두 팀의 온도 차이가 제법 났다.
오늘 수업을 진행한 늘봄공방의 김보미 대표가 떡을 만들기 위한 도구와 재료들을 테이블 위에 차례차례 세팅하니 벌써 어디선가 맛있는 바람떡 향기가 나는 듯하다.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쌀가루를 반죽해야 한다.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고 여기에 물을 넣어 손으로 고슬고슬하게 비벼 동글동글한 떡반죽을 만들어주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이재희 과장은 루하에게 차분히 방법을 알려주면서 도와주었고, 이재서 과장은 거침없이 투박하게 만드는 한편, 이혜숙 대리는 찬찬히 떡반죽을 만들었다.
이어서 바람떡 안에 들어갈 소를 만들 차례다. 미리 준비된 앙금을 조금씩 떼어 작고 길쭉한 모양으로 만드는 게 포인트다. 그 사이에 쌀가루는 찜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며 쪄지고 있다. 다 쪄진 반죽은 꺼내 한 덩어리가 되도록 손으로 치댄다.
“오늘 체험 때문에 예은이를 장모님께 맡기고 왔거든요. 바람떡이 완성되면 처가로 가서 함께 나눠 먹으려고 합니다. 예은이가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아요.”
이재서 과장이 맛있게 먹을 가족을 생각하며 반죽을 더욱 정성스럽게 치댄다.
차지게 준비된 떡 반죽에 색깔을 입히는 과정은 루하가 가장 즐거워했다. “노란색! 나는 노란색이 좋아요!”라고 외치며 아빠에게 열심히 노란색 가루를 퍼서 건네준 것, 식용색소가 아니라 천연재료를 갈아서 색깔을 낸 거라 눈까지 호강하며 바람떡을 즐길 수 있으니 모두가 “오오!” 감탄사를 감추지 못한다.

떡공방에서 자고 싶다는 루하의 간절한 소망에
그만 폭소를 터뜨린다. 오늘 만든 바람떡 안에
행복과 사랑이 몽실몽실 담겨, 즐거운 한가위에는
모두의 입 안에 쏘옥 안착하길 바라본다.

직접 만든 바람떡 안에 행복이 몽글몽글
드디어 본격적으로 바람떡을 빚을 차례다. 먼저 밀대로 반죽을 밀어주고 그 위에 소를 올려 반으로 접는다. 그리고 바람떡 틀에 꾹 눌러서 찍어내면 바람이 통통하게 들어간 바람떡 완성이다. 천연가루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서 떡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원하는 색깔을 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앙금 없이 떡도장만을 찍어서 절편처럼 만들 수도 있는데, 떡도장 열심히 찍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루하 덕분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여신채권관리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평일에 연차를 써서 가족들과 어디로 놀러 가는 건 꿈도 못 꾸고 있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많이 노력하죠. 그러다 보니 매주 뭘 할까가 큰 고민인데, 오늘 이렇게 루하가 좋아하는 걸 보니 너무 좋네요. 루하가 아빠가 다니는 새마을금고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둘째 이모도 새마을금고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루하에게는 최고의 회사예요. 하하.”
이재희 과장이 나비처럼 팔랑팔랑거리는 딸을 보며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마침내 모두의 손끝에서 꽃처럼 알록달록 어여쁜 바람떡이 완성됐다.
체험을 마친 이혜숙 대리는 “업무도, 집안일도 잠시 잊고 남편과 함께 연애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함을 느꼈다”고, 이재서 과장은 “회사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아 아내와 함께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막판에 몰아쳐서 딸 몫까지 바람떡을 만드느라 고생했던 이재희 과장도 루하와 함께해서 더 좋았던 시간이라며 “두 아이들을 돌보느라 고생인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선물포장까지 모두 끝낸 와중에 루하가 외쳤다. “저 오늘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돼요?” 떡공방에서 자고 싶다는 루하의 간절한 소망에 그만 폭소를 터뜨린다.
오늘 만든 바람떡 안에 행복과 사랑이 몽실몽실 담겨, 즐거운 한가위에는 모두의 입 안에 쏘옥 안착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