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Life · 건강지키미

가만히 있어도 손발에 땀이 ‘주르륵’

더위에 고민 커지는 다한증

여름이 되면 유난히 불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손발에 ‘주르륵’ 땀이 흐르는 다한증 환자다. 땀이 많이 나서 겨드랑이와 발에서 냄새가 나고, 땀에 미끄러워 하이힐이나 슬리퍼는 신을 수 없을 정도다. 심각하면 대인관계 까지 해치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다한증은 전 인구의 1% 정도(50만 명)가 앓고 있으며, 10~2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1만5,000명 내외로 치료에는 소극적이다. 다한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글. 권대익(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

체온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땀
사람의 체온은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땀은 이런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으로 체온이 37℃ 이상 올라가면 체온 조절 중추인 뇌의 시상하부에서 열 손실 신호를 내보낸다. 이 신호를 받은 교감신경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땀샘이 땀을 배출해 열을 식혀 체온을 내려가게 한다.
우리 몸에는 피부 진피 깊숙이 박혀 있는 땀샘이 200만~400만 개나 된다. 땀샘은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이마, 얼굴 등에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고, 귀두부, 결막처럼 땀샘이 없는 곳도 있다. 땀은 99%가 물이며 나머지는 나트륨, 염소, 칼륨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600~800㎖의 땀을, 여름에는 1~1.5ℓ의 땀을 흘린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긴장하거나 초조해져도 땀이 날 수 있고,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리게 된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고 소화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높아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거나 미각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되어 땀을 분비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땀이 많이 나는 1차성 다한증
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생리적인 요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다한증이라고 한다. 교감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얼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서 땀이 많이 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일반인보다 3~8배나 많은 2~5ℓ의 땀을 흘린다.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다한증은 여름철에만 고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환자 중에는 오히려 겨울철 땀이 났다가 그 땀이 마르면서 손발이 급격히 차가워져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다한증은 범위에 따라 전신성(온몸에서 땀이 많이 남)과 국소성(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많이 남), 원인에 따라 1차성(원발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1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실온 34℃ 이상이나 긴장 등 감정 변화, 교감신경 변화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말한다. 아래 박스의 ‘1차성 다한증 자가진단’에서 2개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다한증,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일수도
여러 기저질환의 영향으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2차성 다한증이라고 한다. 내분비 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뇌혈관 질환, 척수 손상), 암(백혈병, 림프종, 콩팥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주로 전신 다한증 형태로 나타날 때가 많은데, 원인이 뚜렷한 다한증이라면 그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또한 정신적인 영향으로 다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몸이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교감신경이 긴장하고 항진되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데, 이때 교감신경이 과민 반응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정신적 발한 증상을 보인다.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과도하게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도 있다”며, “이는 침샘에 연결되는 신경이 손상돼 발생할 때가 많고 드물게 당뇨합병증의 원인이기도 한데 치료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한증 환자는 심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이성수·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다한증 환자 1만8,613명과 일반인 1만8,613명을 비교한 결과, 다한증 환자는 뇌졸중 1.28배, 허혈성 심장 질환 1.17배, 기타 심장 질환 1.24배로 위험도가 높아졌다. 이성수 교수는 “다한증은 생활이 불편하기만 할 뿐 건강 문제는 크지 않다고 생각해 치료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약 복용만으로도 70~80% 호전될 수 있어
땀이 많이 흘러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다면 여러 가지 치료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다한증의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 영동(泳動·iontophoresis) 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있다. 바르는 약인 염화알루미늄(드리콜로)은 땀샘을 막아 땀 분비를 억제하기에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바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항콜린제가 주로 쓰이는데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 항콜린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작용을 방해한다. 하지만 먹는 약은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치료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다한증 환자의 70~80%는 약 복용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에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생활 속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면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 이온 영동 치료가 있다. 이 치료법은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이 전기의 같은 극에서는 서로 반발해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 힘으로 이온이나 약물을 피부 점막으로 침투시키는 방법이다. 보통 7회 이상 치료해야 효과가 나타나며, 부작용은 없다.
약물 치료를 해도 땀 분비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보톨리늄톡신(일반적으로 ‘보톡스’라고 부른다) 주사 시술을 할 수 있다. 보톨리늄톡신은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 근육 움직임을 일정 기간 마비시킨다. 이 같은 메커니즘으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보톨리늄톡신을 주사하면 땀을 억제할 수 있다. 보톨리늄톡신 시술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지만, 효과가 3~6개월에 불과해 반복적으로 시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1차성 다한증 자가진단

  •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 부위 한 곳을 포함한다.
  • 가족력이 있다.
  • 5세 미만이다.
  • 좌우 대칭적으로 땀이 분비된다.
  • 1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가 발생한다.
  • 잠을 잘 때 땀은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다한증 환자의 70~80%는 약 복용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에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생활 속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면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각하면 수술도 고려해야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한다면 수술(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경 수술법으로, 뇌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배출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다한증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른데, 손·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 교감신경을, 발 다한증은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해야 한다.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발 다한증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도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요추 교감신경을 정확히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수술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복강경을 이용하므로 회복 기간도 짧다”고 했다.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하면 부작용으로 오히려 땀이 거의 나지 않아 손이 건조해지는 ‘무한증(無汗症)’이 생기거나 재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부위는 등이나 가슴, 배, 엉덩이 등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70~80% 환자에서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 반면 20~30% 환자는 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불만족하거나 후회하기도 한다.
이때 시술을 통해 교감신경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보상성 다한증 예측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 흉강경을 통해 약물 주사로 다한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는 수술했을 때와 거의 같은 효과가 1~7일 정도 지속되며, 이 기간에 보상성 다한증의 발병 여부, 부위 및 정도 등을 미리 겪어보고 수술 여부를 정할 수 있다.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보상성 다한증 치료법은 매우 어렵고 수술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쉽지 않기에 교감신경절제술은 의료진과 잘 상의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Happy Life · 건강지키미

가만히 있어도 손발에 땀이 ‘주르륵’

더위에 고민 커지는 다한증

여름이 되면 유난히 불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손발에 ‘주르륵’ 땀이 흐르는 다한증 환자다. 땀이 많이 나서 겨드랑이와 발에서 냄새가 나고, 땀에 미끄러워 하이힐이나 슬리퍼는 신을 수 없을 정도다. 심각하면 대인관계 까지 해치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다한증은 전 인구의 1% 정도(50만 명)가 앓고 있으며, 10~2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1만5,000명 내외로 치료에는 소극적이다. 다한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글. 권대익(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

체온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땀
사람의 체온은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땀은 이런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으로 체온이 37℃ 이상 올라가면 체온 조절 중추인 뇌의 시상하부에서 열 손실 신호를 내보낸다. 이 신호를 받은 교감신경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땀샘이 땀을 배출해 열을 식혀 체온을 내려가게 한다.
우리 몸에는 피부 진피 깊숙이 박혀 있는 땀샘이 200만~400만 개나 된다. 땀샘은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이마, 얼굴 등에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고, 귀두부, 결막처럼 땀샘이 없는 곳도 있다. 땀은 99%가 물이며 나머지는 나트륨, 염소, 칼륨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600~800㎖의 땀을, 여름에는 1~1.5ℓ의 땀을 흘린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긴장하거나 초조해져도 땀이 날 수 있고,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리게 된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고 소화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높아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거나 미각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되어 땀을 분비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땀이 많이 나는 1차성 다한증
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생리적인 요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다한증이라고 한다. 교감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얼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서 땀이 많이 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일반인보다 3~8배나 많은 2~5ℓ의 땀을 흘린다.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다한증은 여름철에만 고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환자 중에는 오히려 겨울철 땀이 났다가 그 땀이 마르면서 손발이 급격히 차가워져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다한증은 범위에 따라 전신성(온몸에서 땀이 많이 남)과 국소성(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많이 남), 원인에 따라 1차성(원발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1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실온 34℃ 이상이나 긴장 등 감정 변화, 교감신경 변화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말한다. 아래 박스의 ‘1차성 다한증 자가진단’에서 2개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1차성 다한증 자가진단

  •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 부위 한 곳을 포함한다.
  • 가족력이 있다.
  • 5세 미만이다.
  • 좌우 대칭적으로 땀이 분비된다.
  • 1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가 발생한다.
  • 잠을 잘 때 땀은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다한증,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일수도
여러 기저질환의 영향으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2차성 다한증이라고 한다. 내분비 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뇌혈관 질환, 척수 손상), 암(백혈병, 림프종, 콩팥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주로 전신 다한증 형태로 나타날 때가 많은데, 원인이 뚜렷한 다한증이라면 그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또한 정신적인 영향으로 다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몸이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교감신경이 긴장하고 항진되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데, 이때 교감신경이 과민 반응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정신적 발한 증상을 보인다.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과도하게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도 있다”며, “이는 침샘에 연결되는 신경이 손상돼 발생할 때가 많고 드물게 당뇨합병증의 원인이기도 한데 치료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한증 환자는 심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이성수·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다한증 환자 1만8,613명과 일반인 1만8,613명을 비교한 결과, 다한증 환자는 뇌졸중 1.28배, 허혈성 심장 질환 1.17배, 기타 심장 질환 1.24배로 위험도가 높아졌다. 이성수 교수는 “다한증은 생활이 불편하기만 할 뿐 건강 문제는 크지 않다고 생각해 치료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약 복용만으로도 70~80% 호전될 수 있어
땀이 많이 흘러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다면 여러 가지 치료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다한증의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 영동(泳動·iontophoresis) 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있다. 바르는 약인 염화알루미늄(드리콜로)은 땀샘을 막아 땀 분비를 억제하기에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바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항콜린제가 주로 쓰이는데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 항콜린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작용을 방해한다. 하지만 먹는 약은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치료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다한증 환자의 70~80%는 약 복용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에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생활 속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면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 이온 영동 치료가 있다. 이 치료법은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이 전기의 같은 극에서는 서로 반발해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 힘으로 이온이나 약물을 피부 점막으로 침투시키는 방법이다. 보통 7회 이상 치료해야 효과가 나타나며, 부작용은 없다.
약물 치료를 해도 땀 분비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보톨리늄톡신(일반적으로 ‘보톡스’라고 부른다) 주사 시술을 할 수 있다. 보톨리늄톡신은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 근육 움직임을 일정 기간 마비시킨다. 이 같은 메커니즘으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보톨리늄톡신을 주사하면 땀을 억제할 수 있다. 보톨리늄톡신 시술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지만, 효과가 3~6개월에 불과해 반복적으로 시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다한증 환자의 70~80%는 약 복용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에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생활 속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면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각하면 수술도 고려해야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한다면 수술(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경 수술법으로, 뇌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배출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다한증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른데, 손·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 교감신경을, 발 다한증은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해야 한다.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발 다한증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도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요추 교감신경을 정확히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수술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복강경을 이용하므로 회복 기간도 짧다”고 했다.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하면 부작용으로 오히려 땀이 거의 나지 않아 손이 건조해지는 ‘무한증(無汗症)’이 생기거나 재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부위는 등이나 가슴, 배, 엉덩이 등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70~80% 환자에서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 반면 20~30% 환자는 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불만족하거나 후회하기도 한다.
이때 시술을 통해 교감신경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보상성 다한증 예측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 흉강경을 통해 약물 주사로 다한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는 수술했을 때와 거의 같은 효과가 1~7일 정도 지속되며, 이 기간에 보상성 다한증의 발병 여부, 부위 및 정도 등을 미리 겪어보고 수술 여부를 정할 수 있다.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보상성 다한증 치료법은 매우 어렵고 수술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쉽지 않기에 교감신경절제술은 의료진과 잘 상의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