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Life · 한적한 그곳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대자연의 세계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언제인지 묻는다면, 바로 지금이다. 눈부신 햇살이 푸르른 잎사귀 사이에서 반짝이는 여름에는 더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세계 각국 정원을 여행한 다음, 상쾌한 탄산 족욕과 한방차 한 잔으로 힐링하고 스카이 큐브를 따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연안습지까지 둘러볼 수 있는 이곳에선 그야말로 하루가 짧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글. 오민영 사진. 안지섭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아시아 단 하나뿐인 역작’
순천만국가정원은 지난 2013년 4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총 33개 참가국이 111만 2,000㎡의 대지에 세계정원과 테마정원 각 11곳 등을 포함한 다채로운 정원 83개를 조성하였다. 비록 이 가운데 실내에 임시 마련한 참여정원 31개는 철수했으나 더욱 완성도를 높인 약 60개가 추가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전엔 4년 연속으로 해마다 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이곳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장소는 순천호수정원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Charles Jencks)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정옥순 순천만국가정원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에 있는 16m의 언덕은 봉화산, 나무다리는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동천 등을 상징한다. 또한, 난봉산, 인제산, 해룡산, 앵무산, 순천만을 굴곡으로 표현했으며 유유히 흐르는 물은 원도심과 신도심 간 소통을 나타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가가 생전 처음 와본 순천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해 무려 다섯 차례나 오가며 작업했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2019 년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 열정의 소산은 아시아에선 단 하나뿐인 역작으로 남았지요.”
한편, 대낮 무더위조차 한풀 꺾일 만큼 선선한 그늘에선 완만하게 이어지는 싱그러운 잔디 능선을 배경으로 신명 나는 무대가 펼쳐졌다. 한상식 정원지기의 흥겨운 장구 장단에 맞춰 조헌성 정원지기가 전통 무용과 판소리를 선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일주일에 5일,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상시 공연은 내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나는 가락에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다다른 순천만 언덕은 와이파이 기호를 연상케 하는 무지개색 부채꼴 형태가 인상적이다. 갈대의 자연정화에서 시작해 각종 동물, 게, 물고기 등의 순서로, 정점엔 지역을 대표하는 흑두루미를 배치해 원활한 생태 순환을 그려냈다.

각양각색 정원을 돌아보며 단숨에 세계여행
물놀이가 한창인 꿈틀정원에선 걷는 대신 관람차를 타고 편안히 감상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중국정원을 포함해 총 2곳에 정류소가 있으며 2.7km 코스에 30분이 걸린다. 높은 데서 내려다보면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면적엔 각양각색 식물뿐 아니라 바닥에 깔린 돌 하나까지 그간의 구슬땀과 노고가 어려 있다. 특히 바위정원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목포-순천 간 고속도로를 건설하며 캐낸 암석을 모아 가꾼 국민 쉼터로, 친환경 자원 활용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기엔 제주도에서 올라온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가 뿌리 내리고 있는데 큰 줄기에 스스로 낸 구멍 7개로 물을 저장하는 강인한 생명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강렬한 열기가 머리 위를 내리쬐는 오후에 지친 심신을 쉬어가고 싶을 땐, 태국정원이 제격이다. 전통 건축 양식인 살라타이(Sala Thai)와 근처 야자수 아래 선베드가 이국적인 정취를 구현한다. 그 옆엔 일본정원이 이웃한다. 사가현 정원은 지난 2011년 전라남도와 우호교류 약정을 맺은 인연으로 현지에서 작업자가 직접 와서 세후리 산과 아리아케 연못을 형상화했으며, 유서 깊은 나가야 문 등을 세웠다.
멀지 않은 위치엔 노란 장미와 세이지 등 향기로운 허브가 가득한 빅토리아 양식의 영국정원이 반긴다. 일찍이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메디치가(家)의 빌라 풍경을 빼닮은 이탈리아 정원과 스페인 정원이 자랑하는 유자나무 뜰 역시 빠짐없이 둘러봐야 한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장에서 발생한 나무 25만 그루를 300m가량 심었다는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왠지 낯익은 경치가 등장한다. 올해 6월 30일에 공개한 한반도 평화정원으로,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회담을 위해 만나 같이 걸은 도보다리의 감동을 재현했다. 아울러 1만㎡ 규모 위엔 공동경비구역(JSA), 휴전선 철책, 이야기 벽 등이 저마다 품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참고로, 커다란 평화의 시계는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두 손 맞잡고 약속한 꿈을 기다린다는 의미예요. 그 앞에는 여순항쟁 유족회 등에서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멀리 향기가 퍼지는 은목서를 심었답니다.”

탄산 족욕과 한방차로 피로를 물리치기
정옥순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풍차와 튤립이 어우러진 네덜란드정원 등 국내외 도시, 기업, 작가가 디자인한 25개의 참여정원을 지나니 문득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어딘가 하니, 동문과 빛의 서문 사이에 있는 한방체험센터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한방 첩약 싸기, 한방 향낭 만들기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 20개가 있으며, 탄산 족욕과 한방차를 음미하는 체험은 인기 만발이다.
“요즘 같은 여름엔 냉수나 온수 가운데 선택해서 20분 동안 족욕을 즐길 수 있어요. 또, 약재 9가지를 넣은 쌍화탕이나 손수 차갑게 우린 오미자차를 드립니다.”
위수정 한방체험센터 실장이 가리키는 손끝엔 이미 족욕의 매력에 푹 빠진 체험객 여럿이 엄지를 척 올린다. 아니나 다를까 청량하게 톡톡 터지는 탄산수에 조심스레 발을 담가보니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다리에 얹은 피로를 단숨에 털어내고 세련미 넘치는 자수 문양 화단을 갖춘 프랑스 정원과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양축 설화가 깃든 중국정원을 거치고 나자 비로소 꿈의 다리다. 강익중 작가가 기획한 이 설치미술은 최초로 물에 떠 있도록 제작한 미술관이며, 길이가 175m에 이른다. 전 세계 어린이 14만 명이 꿈과 희망을 모아 만든 공공예술답게 알록달록한 타일이 무늬를 이루며 시선을 끈다. 다리를 넘어간 다음엔 ‘나만의 하늘 택시’로 불리는 스카이 큐브에 몸을 실어보자. 순천문학관-낭트정원-동천습지갈대밭으로 나아가는 코스엔 2018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연안습지와 탁 트인 바다가 손짓한다.
“돌아가기 전엔 우리나라의 고유한 양식으로 꾸민 한국정원을 놓치지 마세요. 순천만 WWT습지, 나무도감원 등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통하는 길엔 언제나 행복과 미소가 함께할 거예요.”

순천만 WWT습지, 나무도감원 등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통하는 길엔
언제나 행복과
미소가 함께할
거예요.

순천만국가정원 정옥순 해설사

순천만국가정원
위치 : 전남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이용 시간 : 전 8시 30분~오후 8시
입장료 :
성인 8,000원 / 청소년·군인 6,000원 / 어린이 4,000원
홈페이지 : https://scbay.suncheon.go.kr

Happy Life · 한적한 그곳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대자연의 세계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언제인지 묻는다면, 바로 지금이다. 눈부신 햇살이 푸르른 잎사귀 사이에서 반짝이는 여름에는 더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세계 각국 정원을 여행한 다음, 상쾌한 탄산 족욕과 한방차 한 잔으로 힐링하고 스카이 큐브를 따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연안습지까지 둘러볼 수 있는 이곳에선 그야말로 하루가 짧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글. 오민영 사진. 안지섭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아시아 단 하나뿐인 역작’
순천만국가정원은 지난 2013년 4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총 33개 참가국이 111만 2,000㎡의 대지에 세계정원과 테마정원 각 11곳 등을 포함한 다채로운 정원 83개를 조성하였다. 비록 이 가운데 실내에 임시 마련한 참여정원 31개는 철수했으나 더욱 완성도를 높인 약 60개가 추가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전엔 4년 연속으로 해마다 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이곳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장소는 순천호수정원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Charles Jencks)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정옥순 순천만국가정원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에 있는 16m의 언덕은 봉화산, 나무다리는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동천 등을 상징한다. 또한, 난봉산, 인제산, 해룡산, 앵무산, 순천만을 굴곡으로 표현했으며 유유히 흐르는 물은 원도심과 신도심 간 소통을 나타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가가 생전 처음 와본 순천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해 무려 다섯 차례나 오가며 작업했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2019 년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 열정의 소산은 아시아에선 단 하나뿐인 역작으로 남았지요.”
한편, 대낮 무더위조차 한풀 꺾일 만큼 선선한 그늘에선 완만하게 이어지는 싱그러운 잔디 능선을 배경으로 신명 나는 무대가 펼쳐졌다. 한상식 정원지기의 흥겨운 장구 장단에 맞춰 조헌성 정원지기가 전통 무용과 판소리를 선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일주일에 5일,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상시 공연은 내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나는 가락에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다다른 순천만 언덕은 와이파이 기호를 연상케 하는 무지개색 부채꼴 형태가 인상적이다. 갈대의 자연정화에서 시작해 각종 동물, 게, 물고기 등의 순서로, 정점엔 지역을 대표하는 흑두루미를 배치해 원활한 생태 순환을 그려냈다.

각양각색 정원을 돌아보며 단숨에 세계여행
물놀이가 한창인 꿈틀정원에선 걷는 대신 관람차를 타고 편안히 감상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중국정원을 포함해 총 2곳에 정류소가 있으며 2.7km 코스에 30분이 걸린다. 높은 데서 내려다보면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면적엔 각양각색 식물뿐 아니라 바닥에 깔린 돌 하나까지 그간의 구슬땀과 노고가 어려 있다. 특히 바위정원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목포-순천 간 고속도로를 건설하며 캐낸 암석을 모아 가꾼 국민 쉼터로, 친환경 자원 활용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기엔 제주도에서 올라온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가 뿌리 내리고 있는데 큰 줄기에 스스로 낸 구멍 7개로 물을 저장하는 강인한 생명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강렬한 열기가 머리 위를 내리쬐는 오후에 지친 심신을 쉬어가고 싶을 땐, 태국정원이 제격이다. 전통 건축 양식인 살라타이(Sala Thai)와 근처 야자수 아래 선베드가 이국적인 정취를 구현한다. 그 옆엔 일본정원이 이웃한다. 사가현 정원은 지난 2011년 전라남도와 우호교류 약정을 맺은 인연으로 현지에서 작업자가 직접 와서 세후리 산과 아리아케 연못을 형상화했으며, 유서 깊은 나가야 문 등을 세웠다.
멀지 않은 위치엔 노란 장미와 세이지 등 향기로운 허브가 가득한 빅토리아 양식의 영국정원이 반긴다. 일찍이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메디치가(家)의 빌라 풍경을 빼닮은 이탈리아 정원과 스페인 정원이 자랑하는 유자나무 뜰 역시 빠짐없이 둘러봐야 한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장에서 발생한 나무 25만 그루를 300m가량 심었다는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왠지 낯익은 경치가 등장한다. 올해 6월 30일에 공개한 한반도 평화정원으로,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회담을 위해 만나 같이 걸은 도보다리의 감동을 재현했다. 아울러 1만㎡ 규모 위엔 공동경비구역(JSA), 휴전선 철책, 이야기 벽 등이 저마다 품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참고로, 커다란 평화의 시계는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두 손 맞잡고 약속한 꿈을 기다린다는 의미예요. 그 앞에는 여순항쟁 유족회 등에서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멀리 향기가 퍼지는 은목서를 심었답니다.”

탄산 족욕과 한방차로 피로를 물리치기
정옥순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풍차와 튤립이 어우러진 네덜란드정원 등 국내외 도시, 기업, 작가가 디자인한 25개의 참여정원을 지나니 문득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어딘가 하니, 동문과 빛의 서문 사이에 있는 한방체험센터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한방 첩약 싸기, 한방 향낭 만들기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 20개가 있으며, 탄산 족욕과 한방차를 음미하는 체험은 인기 만발이다.
“요즘 같은 여름엔 냉수나 온수 가운데 선택해서 20분 동안 족욕을 즐길 수 있어요. 또, 약재 9가지를 넣은 쌍화탕이나 손수 차갑게 우린 오미자차를 드립니다.”
위수정 한방체험센터 실장이 가리키는 손끝엔 이미 족욕의 매력에 푹 빠진 체험객 여럿이 엄지를 척 올린다. 아니나 다를까 청량하게 톡톡 터지는 탄산수에 조심스레 발을 담가보니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다리에 얹은 피로를 단숨에 털어내고 세련미 넘치는 자수 문양 화단을 갖춘 프랑스 정원과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양축 설화가 깃든 중국정원을 거치고 나자 비로소 꿈의 다리다. 강익중 작가가 기획한 이 설치미술은 최초로 물에 떠 있도록 제작한 미술관이며, 길이가 175m에 이른다. 전 세계 어린이 14만 명이 꿈과 희망을 모아 만든 공공예술답게 알록달록한 타일이 무늬를 이루며 시선을 끈다. 다리를 넘어간 다음엔 ‘나만의 하늘 택시’로 불리는 스카이 큐브에 몸을 실어보자. 순천문학관-낭트정원-동천습지갈대밭으로 나아가는 코스엔 2018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연안습지와 탁 트인 바다가 손짓한다.
“돌아가기 전엔 우리나라의 고유한 양식으로 꾸민 한국정원을 놓치지 마세요. 순천만 WWT습지, 나무도감원 등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통하는 길엔 언제나 행복과 미소가 함께할 거예요.”

순천만 WWT습지, 나무도감원 등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통하는 길엔 언제나 행복과 미소가 함께할 거예요.

순천만국가정원 정옥순 해설사

순천만국가정원
위치 : 전남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이용 시간 : 전 8시 30분~오후 8시
입장료 :
성인 8,000원 / 청소년·군인 6,000원 / 어린이 4,000원
홈페이지 : https://scbay.su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