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for You · 골목식당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그때의 인심과 맛

동인천 삼치거리

동인천역에서 내려 일반 동네와 다를 것 없는 골목을 걸어가다 보면, 여기저기 걸린 생선 간판과 함께 눈에 띄는 두 글자가 있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 중 하나로 꼽히는 ‘삼치’다. 살이 부드럽고 담백해 누구나 큰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생선인 삼치가 인천 중구의 한 골목에서 50년의 전통을 지키며 사랑받고 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삼치이지만 구워 먹을 때 가장 진가를 발휘하는 삼치, 찾는 이들의 배를 만족스럽게 채워 준다.

글. 백혜린 사진. 안지섭

한 부부의 발견으로 형성된 ‘삼치거리’
배고팠던 그 시절, 식당을 고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배불리 먹을 수 있는가’였다. 지금의 삼치거리를 만든 원조 삼치가게인 ‘인하의 집’이 바로 그런 마음에서 탄생했다. 양조장을 운영하던 부부가 연안부두를 갔다가 우연히 엄청나게 큰 삼치를 마주하고, 이를 계기로 저염한 삼치를 구워 판매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삼치를 반으로 갈라도 그 반이 일반 생선보다 클 정도였으니, 많은 이들의 주린 배를 채우기에 적합한 식재료로 생각되었다. 그때만 해도 삼치는 그렇게 잘 알려진 생선이 아니었다. 하지만 살이 풍부하고 맛도 좋은 ‘인하의 집’의 삼치구이를 접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맛있는 생선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후 인하의 집 주변으로 비슷한 삼치가게가 하나둘 생겨났고, 지금의 삼치 거리가 형성됐다. 맛 좋고 배부른 한 끼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었기에, 특히 주머니 사 이 어려운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인하의 집으로 인해 형성된 이 삼치거리에서 저도 24년 전부터 장사를 해오고 있어요. 처음에는 지하에서 장사를 시작했었는데, 이 자리로 옮겨온지는 13년 되었습니다. 남편의 정년 퇴직금과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합쳐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지금의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꿈을 이루게 됐어요.”
‘전동삼치’를 운영하는 박연화 대표는 원래 이 골목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남편의 급여만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빠듯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직장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고 생각한 식당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박연화 대표가 삼치가게를 열면서 다른 가게와 차별화를 두고자 한 점은 굽는 방식이다. 삼치를 튀기듯이 조리했던 당시의 방식과 달리, 삼치거리에서는 최초로 그릴에 굽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기름기 있는 생선보단 담백한 생선을 좋아하는 박연화 대표의 개인 취향이 들어간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생강을 이용해 비린내를 잡고, 참기름을 발라 고소함을 더한 ‘전동삼치’표 삼치구이를 완성해 손님들의 발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술이 없어도 즐겁고, 있으면 더 즐거운 곳
연안부두 냉동 수산에서 공수해온 국산 삼치는 손질과 저염의 단계를 따로 거쳐 맛있게 구워진다. 굳이 크다는 별도의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다른 생선에 비해 큰 편에 속하는 삼치 이지만, 전동삼치에는 일반적인 삼치보다 큰 ‘왕삼치’와 ‘대왕삼치’를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언뜻 보기만 해도 배부른 왕삼치는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먹기 좋게 토막 내어진 삼치의 푸짐한 살을 간장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맛. 전동삼치의 간장 양념장은 간장게장을 담글때 쓰는 간장을 사용해 더 감칠맛이 난다. 삼치가게인 만큼 삼치 구이가 제일 잘 나가는 대표 메뉴이긴 하지만, 그 외에 ‘전’도 생선구이와 함께 인기가 많다.
“다른 곳은 비가 오면 손님이 끊기는데, 여기는 비가 오면 오히려 손님이 바글바글해요. 막걸리를 드시러 와서 삼치구이와 전을 안주로 시키곤 합니다. 전은 김치전과 파전이 잘나가요. 생선구이, 전, 찌개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도 인기가 좋고요.”
분명 밥을 먹으러 온 것인데 어느새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로 이곳 삼치거리의 메뉴들은 애주가들의 심금을 울린다. 특히 인천 대표 막걸리인 소성주와 궁합이 좋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안주, 정겨운 분위기가 한데 어울려 술맛을 한층 더 돋구어 준다. 학생 손님이 주를 이루었던 예전과는 달리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온다는 삼치거리. 학생때 경험했던 그 시절의 추억을 잊지 않고 가정을 꾸린 현재에도 꾸준히 방문해주고 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인심과 맛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러한 명성에 반해 찾아오는 새로운 젊은 고객층도 존재한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과 같은 활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변화에 발맞추며 뚝심 있는 맛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 예전의 그 맛이 생각날 때, 술을 마시고 싶을 때, 추억이 고플때 달려갈 장소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 아닐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많은 이들의 추억을 상기시켜줄 삼치거리가 부디 지금처럼 잘 머무를 수 있길 바란다.

“새마을금고의 믿음직한
대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게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동지이자 가족 같은 내 편
박연화 대표가 새마을금고와 연을 맺게 된 것은 가게를 차리기 이전의 일이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금융기관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이용을 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금융 업무를 자주 보아야 하는 사람일수록 금융기관이 가까이 있는 것만큼 큰 장점은 없다. 하지만 거리상 가깝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는 또 다른 장점도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믿고 거래할 수 있었다.
“지하에서 지금의 가게로 옮기던 당시 새마을 금고에게 금전적인 부분으로 큰 도움을 받았죠. 새마을금고의 믿음직한 대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게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위치도 가게와 워낙 가까이 있다 보니 마치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무리 모아놓은 돈이 있다 한들, 건물을 사는 것처럼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 금융기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정말 필요한 순간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금융기관에게 신뢰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새마을금고와의 두터운 신뢰를 오랫동안 이어가고 있는 박연화 대표는 삼치거리 상인회의 총무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전에는 회장직을 맡았을 만큼 삼치거리에 꾸준한 애정을 보여준 박연화 대표.
새마을금고와 함께하는 ‘막걸리의 날’ 행사의 진행을 도맡거나 거리의 환경미화에도 앞장서는 등 때로는 회장으로서 때로는 총무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2020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상인회 사람들이 모일 수조차 없게 되었고 다른 행사도 진행할 수 없게되어 교류가 줄었지만, 다시금 예전처럼 함께 할 나날들을 기다리고 있다.
“삼치거리를 부흥시키기 위해 박연화 대표님께서 많이 힘써 주시고 계시죠. 저희 금고 또한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그라들어 예전과 같은 삼치거리의 모습을 되찾는 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인분들과 저희는 하나의 공동체와도 같으니까요. 힘든 순간에는 짐을 덜어드리고자 노력하고, 행복한 순간에는 그 행복을 널리 나누고자 합니다.”
박연화 대표가 새마을금고와 맺은 인연만큼이나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김필수 전무가 삼치거리의 앞날에 응원의 말을 전했다. 추억의 힘은 강하다. 즐거웠던 그 날의 사람, 냄새, 웃음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음식도 그렇다. 맛있게 먹었던 그때의 맛은 쉽게 잊히지 않고 언제나 좋은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도록, 생각이 나면 편하게 찾아와 추억을 맞이할 수 있도록 삼치거리의 상인들은 오늘도 정성껏 삼치를 굽는다.

Mini Interview

동인천새마을금고 정정섭 이사장

“ 모두가 하나되어 금고의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고소한 생선 냄새와 정겨운 인심이 흘러넘치는 이곳, 동인천삼치거리의 상인들은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가까운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며 금고와 상생하고 있습니다. 상인회와 함께 ‘막걸리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지역상생프로젝트를 통해 상가에서 물건을 사면 금고에서 경품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는 등 동인천삼치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자산 건전성을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전 직원은 자기관리에 힘써 진취적인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객에게 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금고의 건물을 리모델링할 예정입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나날이 성장하는 동인천새마을금고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