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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주의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눌 수 있다”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종식의 희망인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상당한 수준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올 연말에 팬데믹이 끝날 거라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해 아직 남은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을 예고했다.

글. 권대익(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

대상별 백신 접종 시기는?
지난 2월 26일부터 국내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접종될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바이러스벡터 백신), 얀센(바이러스벡터 백신), 노바백스(바이러스벡터 백신), 화이자(mRNA 백신), 모더나(mRNA 백신) 등 5종류다. 접종 횟수는 얀센 백신만 한 번 맞으면 되고, 나머지는 두 차례 접종해야 한다. 항체 형성은 접종 후 2주 정도 걸린다. 예방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는 62∼70%, 얀센은 66%, 노바백스는 89.3%, 모더나는 94.1%, 화이자는 95% 정도로, 백신의 평균 항체 형성률은 80% 정도다.
백신 접종은 정부가 정한 접종 순서에 따라 이뤄진다. 대상자에게 접종 예약 안내 문자가 발송되면 이에 따라 온라인이나 전화, 방문하여 예약하면 된다. 백신을 접종하는 당일에 37.5도 이상 고열이 나면 예약한 의료기관에 문의해 연기하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은 지난 3월까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 5만 명, 종합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역학조사관 등 1차 대응 요원 50만 명에게 접종됐다. 4월부터 진행되는 접종 대상 및 시기는 아래의 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대상별 접종 시기

자료: 질병관리청

다른 질병 백신과의 ‘교차 접종’ 피해야
코로나 백신 접종에서 빠진 대상군도 있다. 우선 임산부는 백신의 안전·효과성을 확인하는 임상 결과가 충분치 않아 대상에서 빠졌다. 소아·청소년(0~만 17세)도 성인보다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낮고 이들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평가한 연구가 없어 세계적으로 어떤 백신도 허가되지 않았다.
기저(基底)질환이 있는 환자들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도 괜찮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다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고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백신을 제때 접종해야 한다. 암 환자나 중증 면역 질환자도 임상 정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생길 우려는 그리 높지 않으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 단, 다른 질병의 백신을 동시에 맞는 ‘교차 접종’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이 역시 안전·유효성을 판단할 연구가 부족해서다. 다른 질병의 백신을 맞는다면 최소한 2주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 후 음주·사우나·격한 운동 삼가야
백신 접종 후에는 몸의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음주·사우나·격렬한 운동 등은 삼가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접종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열이 나고 붓거나 발적(發赤)이 나타나기도 하며, 피로감·두통·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면역 형성 과정으로 대부분 사흘 이내에 사라진다. 미열이 있으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쉬는 것이 좋고, 냉찜질도 도움이 된다.
극히 드물지만 백신 접종 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호흡곤란·저혈압 등으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다른 백신 접종이나 특정 음식을 먹어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었다면 접종 후 접종기관에 30분 정도 머물러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접종 후 접종 의료기관에서 15~30분 정도 대기하는 것이 좋다. 만일 귀가한 뒤 두드러기가 나거나, 숨이 차거나, 혀가 붓거나, 현기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즉시 119로 연락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독감 백신처럼 매년 맞을 가능성 낮아
백신을 접종했다고 해서 코로나19 유행이 곧바로 종식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기 전까지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방역 수칙도 지켜야 한다. 자칫 몸속에서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개발된 백신을 맞아도 독감 백신처럼 매년 접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신으로 얻은 면역력 지속 기간,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유행, 변이 정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다행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변이 속도가 빠르지 않다. 사스바이러스 경험에 비춰 획득한 면역이 2~3년쯤 지속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독감처럼 매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가 특정 집단 대부분이 면역력을 갖추는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달성하는 것도 녹록하지 않다. 정부는 국민 70% 정도(3,500만 명)가 백신 접종(항체 형성률을 80%로 가정해 항체 양성률이 56%를 달성할 때)을 하면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이까지 감안한 ‘기초감염재생산수(확진자 한 사람이 2차로 몇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를 5 정도로 보수적으로 추정할 때 요구되는 집단면역 수준은 80% 이상이다. 90%의 효과가 있는 백신을 전 국민의 90%가 접종해야 얻을 수 있는 값이어서 집단면역 형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