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Life · 2막을 Job아라

백발의 ‘커피 프린스 & 프린세스’를 꿈꾼다!
신중년 바리스타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여유를 즐기는 일이다. 당신이 커피를 마시는 잠깐의 시간 동안이라도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나는 커피를 만든다.’ 한 바리스타의 말이다. 요즘 은퇴 후 작은 카페를 운영하거나 카페에서 일을 하며 커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신중년이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 사진. 하승범(㈜케이클래스 대표이사)

당신도 바리스타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성인 1명이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소형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거나 직접 드립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렇게 커피가 일상이 되면서 신중년들도 취미로든 직업으로든 창업으로든 다양한 형태로 커피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신중년의 욕구가 반영되어 많은 지자체의 신중년 교육기관이나 복지회관 등에는 바리스타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단순히 커피를 만들고 즐기는 취미과정을 넘어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과정도 개설되어 운영 중이다.
바리스타(Barista)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중심으로 숙련된 커피를 만들어내는 전문가를 말한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커피 생산과 제조, 추출이론과 실습 등 36시간 내외로 진행되며 문제은행으로 구성된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에 통과하면 취득할 수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은 어렵지 않지만,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창업이나 취업에 있어 필수 자격증은 아님을 참고하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커피를 어디서 배우느냐보다는 커피를 대하는 태도다. 진정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커피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이나 공간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야 한다.

골목 카페의 콘셉트로
신중년의 경험과 노하우,
입담을 커피와 섞어 골목의
새로운 문화로 만든다면
경쟁력은 있다.

신중년에게 딱 맞는 직업, 바리스타
신중년에게 커피에 대한 관심은 노후 생활에 친구들과의 대화와 여유를 만드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취업도 고려할 수 있으며, 창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바리스타는 체력과 경력을 고려할 때 신중년에게 알맞은 직업이다. 식당이나 매장처럼 업무 공간이 크지 않고 움직이는 동선이 작아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육체적으로 강한 근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또한 비교적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년에게 선호되고 있다. 신중년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몰입도가 높고, 고객을 응대하는 경험과 능력이 청년보다 숙련되어 있어 취업에도 유리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신중년 일자리 대책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활성화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최근 부산, 인천, 창원 등 일부 지자체에서 150여 개의 ‘실버카페’를 운영하며 2,100여 명의 신중년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문화제 시설 등에 실버카페를 만들어 신중년 바리스타의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에서도 신중년을 대상으로 한 바리스타 전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신중년 바리스타의 차별화 필요
그동안 신중년의 자영업 창업은 큰 기술이 없어도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던 치킨 가게가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카페창업’이 선호된다. 카페창업은 매장규모가 크지 않아도 되고 초기 자금이 적어 신중년 사이에서는 취미와 직업이 결합된 로망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이 곧 성공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카페에서도 키오스크가 주문을 받고, 커피 로봇이 바리스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신중년 바리스타도 차별점이 필요하다. 경험과 역량을 살려 항상 도전하는 젊은 생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커피와 다른 음료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여 메뉴를 특화 시켜야 한다. 신중년들의 관심사인 여행, 영화, 그림, 음악, 책, 반려견, 반려묘 등을 테마로 카페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골목 카페의 콘셉트로 신중년의 경험과 노하우, 입담을 커피와 섞어 골목의 새로운 문화로 만든다면 경쟁력은 있다. 신중년의 여유와 커피의 향기가 함께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