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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살살 아파지는 어깨
어깨 통증 유발하는 3대 질환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다. 봄 내음을 맡기 위해 몸을 펴 움직이다 보면 “앗, 어깨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3~4월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는 겨우내 굳었던 어깨를 충분히 풀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근력이 약해진 중장년층은 어깨 통증에 더 취약하다. 팔을 어깨높이 이상 들어 올릴때 아프거나, 밤에 유독 어깨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의 근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지속되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3가지를 알아본다.

글. 이해나(헬스조선 의학전문기자) 사진. 이정수 참고서적. 《어깨가 살면 삶이 달라진다》,《백년 쓰는 관절 리모델링》

관절낭이 노화되어 생기는, ‘오십견’
오십견은 50대에 주로 생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이다. 정확한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을 감싸는 주머니인 ‘관절낭’이 노화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주변에 들러붙어 굳는 병으로 이해하면 된다. 관절이 굳으면서 어깨가 아플 뿐 아니라 팔을 강제로 올리려 해도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통증이 전방·후방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어딘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
오십견은 3단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2년이 지나도 증상이 지속되면 관절을 풀어주는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보통 소염제 복용,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등을 시행하고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평소에는 통증을 참으면서라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굳어 있는 관절낭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의료진에게 직접 스트레칭법을 배워 시행하는 게 안전하다. 스트레칭과 함께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관절 회전을 돕는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
오십견과 더불어 가장 흔한 어깨질환이다. 어깨뼈와 위팔뼈를 연결함과 동시에 관절 회전을 돕는 4개의 힘줄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질환이다. 외상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어깨의 과도한 사용으로 나이 들며 서서히 발생한다. 팔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해 일상에 불편함이 크다. 점차 팔의 힘이 떨어지고 결국엔 팔을 들 수 없다.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 달리 강제로 팔을 들어 올리면 아프긴 해도 올라간다.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머리 위까지 팔이 올라가기도 한다. 어느 부위까지는 아프다가 그 단계를 지나면 통증이 덜해지는데, 힘줄이 작용하는 구간만 아프기 때문이다.
파열의 정도에 비례해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다. 파열의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아도 심하게 아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힘줄이 3cm 이상 파열돼 수술이 필요한데도 통증을 크게 못 느끼는 사람이 있다. 어깨 힘줄 하나가 서서히 약해져 끊어지면 주변의 다른 힘줄들이 끊어진 힘줄을 대신해 보상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힘줄 파열 급성기에는 통증이 심해 팔을 들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남은 힘줄들이 보상적으로 두툼해지면서 올라가지 않던 팔이 올라가고 통증도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파열 크기가 커지고 퇴화해 다시 팔을 들 수 없게 되기 쉽다.
어깨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빨리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방치하면 힘줄이 짧아지고 안으로 말려들어가 아예 수술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만 파열됐을 때는 많이 아프지 않고 더 이상 끊어지지 않는다면 꼭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즉, 파열 부위가 크지 않을 때 빨리 발견해 어깨를 잘 관리하면 더 진행하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끊어진 힘줄이 다시 붙기도 한다. 다만, 부분 파열이라도 50% 이상 파열됐을 때는 수술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의견이다.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석회성건염’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석회성건염이 발생하면 30~40대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반면 50~60대는 묵직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급성으로 석회성건염이 발생하면 참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 석회 부분이 주위 조직을 압박하므로 묵직한 통증이 나타난다. 석회 물질은 회전근개 힘줄 안에서 주로 발생한다. 힘줄은 오래 사용하는 만큼 마모돼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때 힘줄 안에 정상적인 구조물 대신 석회가 들어와 문제가 생긴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힘줄의 퇴행 과정에서 건강한 힘줄이 재생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석회가 침착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다행히 석회성건염은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작은 크기의 석회성 건염은 자연 치유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체외충격파치료로 석회를 자극해 석회가 흡수되게 하는 식으로 치료한다. 단, 석회의 크기가 크거나 양이 많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