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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서도 통하는 MG식 사랑방 경영

서울 서초중앙새마을금고

서초중앙새마을금고 한규석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직원들

서민금융기관의 대표 주자인 새마을금고는 주로 농촌과 같은 공동체적 유대가 강한 지역에 상대적 강점이 있었다. 그중 서초중앙새마을금고는 부유층들이 밀집된 강남권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인간미 넘치는 금융’의 가치를 증명해 낸 사례로 꼽힌다. 불리하기만 했던 입지적 환경을 극복한 이들의 노력과 성취를 통해 새마을금고가 추구해 가는 목표와 가치를 다시금 새길 수 있을 듯하다.

글. 김수연 사진.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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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징과 시대 변화를 반영한 자기 혁신의 노력
“어이구, 오셨어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차 한 잔 하고 가셔야죠.”
북적이는 창구 앞, 한 회원을 보며 한규석 이사장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는 사이 출입문으로 들어서는 또 다른 회원을 향해서도 그는 손을 높이 흔들어 반기고 있다. 겨울 끝자락에 닥친 막바지 한파에도 1층은 물론 2층의 상담 창구까지 회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10여 년 전의 이 금고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놀랄 수밖에 없는 광경이다.
“그땐 그랬지요. 자산규모도 적었고, 직원들의 사기도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낮았으니까요.”
금고 안을 둘러보는 윤성희 전무의 눈길에 아련함이 어린다. 그는 이곳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서초중앙새마을금고의 역사를 고스란히 경험한 사람이다. 그날이 그날 같았던 금고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8년 한규석 이사장의 취임부터였다. 당시 40대 초반이던 신임 이사장은 금고에 열정과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며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는 구심점이 되었다.
“강남이 어떤 곳입니까? 대한민국의 상위 2%의 자산가들이 모여 있고, 메이저 금융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곳이잖아요. 여기서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선 예전 그대로의 방식으론 어림없어요. 뭔가 새롭고도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이사장은 우선 낙후된 새마을금고의 이미지를 뒤바꾸는 일부터 착수했다. 2017년 현재의 사옥을 매입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본점 이전을 단행한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일이었다. 그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단순히 물리적 여건을 개선하는 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당당해지는 게 중요해요.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고, 실제로 이를 금고 경영에 반영해 나갔습니다.”
예전의 제왕적 리더십으로는 더 이상 변화하는 시대 분위기에 맞지 않음을 잘 알고 있는 한 이사장은 직원들을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재정립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어디든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는 건 기본이지만, 여기선 입사 기념일까지 챙긴다. 직장에 대한 자부심과 금고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이며 금고 분위기는 서서히 반전을 시작한 것이다.

가족 같은 지역금융,
사람 냄새 나는 서초중앙새마을금고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한규석 이사장, 윤성희 전무

언제나 젊고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한
서초중앙새마을금고, 회원님에게
기쁨을 드리는 금융기관이 되고자 합니다.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 늘 가까운 곳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드리는
서초중앙새마을금고를 기억해 주세요.

상위 2%가 사는 곳에서도 사람 사는 원리는 마찬가지
지난 10년간의 변화는 자산규모의 추이를 통해서도 엿 볼 수 있다. 200억 원 미만에 불과하던 자산을 2,5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우리가 잘하는 게 뭡니까? 이웃과 이웃이 만나고, 서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금융이잖아요. 안 될 것 같지만, 여기서도 그게 충분히 된다는 걸 우리가 보여주고자 했어요.”
우선은 새마을금고가 중심이 되어 이웃 간 만남의 통로를 형성하자는 게 이들의 전략 방향이었다. 현실 가능한 것부터 시작했다. 내방객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어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고, 도시인의 건강을 도모하는 SJMG산악회와 SJMG봉사단도 조직했다. 새마을금고의 이름 아래 같이 산을 오르고, 함께 봉사를 펼치는 가운데 서서히 금고와 지역사회의 유대는 강화하고 신뢰 또한 두터워졌다. 문화센터를 만들어 지역민들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기서 부동산이나 건강, 세무 등을 주제로 하는 아카데미도 열었다.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와 이슈들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새마을금고가 지역 사랑방의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각박한 도시라지만, 여기서도 나누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통로가 되고 마당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추동해 내느냐, 그게 관건인 거죠.”
이것이 서민금융을 전면에 내건 새마을금고가 비 서민지역에서도 통할 수 있게 한 비결이었다. 한편 이들은 회원들 사이에 새마을금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매년 대의원과 우수회원들을 중심으로 인재개발원 방문과 선진지 견학 등의 회원 연수를 진행함으로써 새마을금고에 대한 신뢰감과 긍지를 높여갔다. 주부회원들을 주축으로 홍보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지속적인 입소문 마케팅의 주력부대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본점 개관식 때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그날 저희 회원분들도 대거 참석해주셨는데, 그분들이 더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에 보람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윤성희 전무는 그런 회원들의 모습에서 달라진 서초중앙새마을금고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오늘도 예금하러 나왔다 소소한 이야기보따리까지 풀고 가시는 회원들의 존재야말로 지난 10년간 이룩한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금융의 스마트한 변화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이 자식보다 더 편하게 물으며 의지할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의 정성과 마음을 다하는 동료직원들 또한 금고의 현재를 이끌어 온 강력한 동력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본점 개관식 때를 잊을 수 없어요.
대거 참석해주신 회원분들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해 주시는 모습에
보람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규석 이사장

“직원과 회원이 함께 행복한
금고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한결같은 목표입니다.
그러다 보면 서울에서 가장
탄탄한 금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 하는 금고로까지
성장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다시 찾아올 봄의 활기를 기대하며
“직원과 회원이 함께 행복한 금고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한결같은 목표입니다. 그러다 보면 서울에서 가장 탄탄한 금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고로까지 성장할 수 있지 않을 까요?”
호탕한 웃음으로 밝히는 이사장의 미래 비전이다. 그는 ‘함께 행복한’이라는 말을 유난히도 강조했다. 아직 충분하다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이미 10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오늘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렵고 불리한 조건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전진한다면, 강남권이라는 지역적 특성은 더 이상 ‘불리함’이 아닌 ‘유리함’으로 바뀔 수 있음을 확인했고, 그 솔루션도 확보한 상태다.
2018년 본사 사옥 이전에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반포지점도 확장 이전했다. 어디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쾌적한 분위기와 세련된 인테리어는 딱 보기에도 ‘강남스타일’이다. 동시에 새마을금고만이 갖는 친밀하고 따뜻한 유대가 돋보이는 ‘MG스타일’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기울여 온 정성과 노력은 이렇게 하나둘 가시적 성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어르신들의 케어를 위한 요양병원 건립과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테니스장의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이라고 보시면 돼요. 봇물이 터지듯, 그간 다져온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거거든요. 하하하! 그나저나 이 마스크 좀 벗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와야 할 텐데요. 직접 부딪치고 소통해야 일하는 맛이 날텐데. 봄이 오면 좀 달라질까요?”
시종 유쾌함과 활기찬 기운이 넘쳐흐르는 대화에 듣는 이들의 기분까지 덩달아 밝아진다. 한발 먼저 기지개를 켜고, 함께 행복한 봄을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저만치서 다가오는 봄을 단숨에 당겨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