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for you · 으뜸MG

신뢰로 지켜온 40년 경영,
위기에 강한 지역 금융으로 튼실히 뿌리내리다

충북 영운·용암새마을금고

영운·용암새마을금고 이흥열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

어려움 속에서도 절박한 마음으로 답을 찾다 보면 희망은 보인다. 영운·용암새마을금고의 40년 역사는 위기에 처할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임을 생생히 경험해온 시간이었다. 시련 속에 단련된 힘으로 이들은 2020년 충북지역 새마을금고 경영평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등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눈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매진해온 이들의 모습은 위기를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의 근본이 어디에 있는가를 말해주는 듯하다.

글. 김수연 사진. 안지섭

으뜸MG 취재 영상 보기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새마을금고가 되다
영운·용암새마을금고가 위치한 곳은 평범한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조용한 주택가, 청주 시내에서도 이렇다 할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소박한 지역이다. 그 한가운데 40년 터를 잡고 지켜온 영운·용암새마을금고는 더운 여름날이면 주민들의 무더위 쉼터가 되고 찬바람 부는 날이면 따끈한 차 한 잔의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장소가 되었다.
“구시가 지역이라 젊은 층보다는 나이 드신 어르신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분들 모두가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하며 동행해 주신 우리 금고의 주인들이시죠.”
주변 지역의 특징을 설명하며 이흥열 이사장은 ‘오래된 어르신 회원’들이 금고의 진짜 주인이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한다. 이곳은 지난 1986년 중앙회 감사 결과, 대출 사고가 문제 되어 해산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다행히 자체 건물을 보유하고 있던 덕분에 회생 가능성을 인정받아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 곡절 많은 세월을 함께했으니 임직원과 회원 상호 간의 유대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제가 1988년 평사원으로 이곳에 왔는데, 그때만 해도 사정은 정말 어려웠어요. 자산규모도 몇 십 억이 안 될 때였으니까요. 회원분들 모시고 부지런히 잘 되는 금고들을 찾아 벤치마킹 다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금고경영의 기초를 새롭게 다지기 시작한 것이죠.”
이영주 전무와 직원들은 파출수납과 동전 교환 등 지역에 밀착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찾아 실행했다. 특히 이들은 ‘연중 문이 열린 금고’를 모토로 주말 근무까지 불사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꾸준히 경주한 끝에, 충북지역 새마을금고 경영평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일이죠. 직원들의 헌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주 전무는 금고의 실무 책임자로서 직원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의 가치가 비로소 인정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라 얘기한다.

황소걸음으로 뚜벅뚜벅, 우직하게 걸어가는 길
위기를 경험한 이후, 이들은 다시 정상을 회복하는 일에 매진했다. 잘 되는 금고의 사례를 분석한 후 현실에 맞게 적용하며 반전의 계기를 찾아 나갔다. ‘건축자금기성고대출’도 그렇게 해서 도입한 처방의 하나였다.
“마침 청주지역에서는 신시가 개발의 일환으로 건축자금 수요가 확대되고 있었어요. 여기에 적극 대처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맞아떨어진 것이고, 금고의 안정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안 해본 영역이기에 리스크 대비 등 세심히 신경쓸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이흥열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금고가 감당할 범위’의 부담을 정확히 계산하는 가운데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택했다. 방어하는 데 모든 신경을 다 쓰기보다는 기회 요소를 최대한 살리는 것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의 연장선에서 이들이 달성한 자산규모는 3,630억 원. 이전 해에 비해 300억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대출도 350억원 이상 늘리며 약진했다.
“다행스런 일이죠. 전체적으로 놓고 볼 때 저희는 그동안 기복 없이 꾸준하고도 완만하게 성장해 왔다는 게 특징입니다. 급격히 오르거나 떨어지는 일 없이 매년 일정 규모의 성장을 거듭했어요. 지역 주민들 사이에 튼튼히 뿌리내리는 일이 중요하다라는 걸 잊지 않았으니까요. 여기에 진짜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웬만해서는 흔들리지도 꺾이지도 않을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는 의미거든요.”

‘금고의 주인은 회원’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기반으로
영운·용암새마을금고 이흥열 이사장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금고운영 원칙은 ‘회원 입장에서 안전한 금고’에 있다. 이는 ‘금고의 주인은 회원’이라는 확고한 믿음에 기반한 것으로써, 대출 이자를 시중은행 수준에 맞추는 등 최대한 고객의 이익을 생각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이영주 전무는 “그 결과 청주지역에서 예대마진이 가장 적은 금고가 아마 저희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고의 입장에서는 수익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지만, 회원 입장에서는 이곳으로 발걸음을 하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
“이건 저희가 가진 탄탄한 내적 기반이 뒷받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적립금이 220억원으로, 타 금고보다 많거든요. 이게 시중은행 수준의 저리 대출을 가능케 하기도 하고, 적극적인 사회환원사업의 원천으로 작용하죠.”
이들이 실천하는 사회환원사업 역시 지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사업이 많다. 특히 지역의 봉사단체인 ‘두레’와 함께 매주 화요일마다 어르신들께 국수대접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에 대한 공경과 돌봄에 앞장서는 새마을금고의 이미지를 확고히 새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멈춰 버렸지만, 화요일마다 어르신들은 ‘영운·용암새마을금고로 국수 먹으러 가자’며, 좋아들 하시죠. 저희가 장소도 제공하고, 물적 지원도 하고 있거든요. 때로는 직원들이 직접 손을 보탤 때도 있고요. 성장하는 만큼 따뜻한 금고, 나누는 금고로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일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이들은 장학사업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는 편이다. 미래세대의 꿈을 키우는 일의 중요성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결손가정, 조손가정 등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많은 환경이기에 더더욱 마음을 쓰게 된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이흥열 이사장은 취임 당시 연 소득의 10%를 장학기금으로 기탁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해 오고 있다. 이사장부터 지역과 상생하는 데 앞장서니, 이 또한 새마을금고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모범이 되고 있다.

영운·용암새마을금고 이흥열 이사장

사계절 푸른 소나무처럼,
항상 묵묵히 회원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는 금융기관입니다.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하는 동안 영운동,
용암동 주민들과 함께한
40년지기 찐친구죠!

회원님이 방문할 때마다
따뜻한 인사로 미소 짓게
만드는 다정한
이웃사촌입니다.

“정직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정도경영의 방침은
변함없이 지켜져야 할 우리의 원칙입니다. 앞으로도 ‘회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를 목표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회원을 향한 문은 연중 활짝 열려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감이 온 사회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역시 지난 9월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며 고전하고 있었다.
“제가 기억하기로, 30년 동안 한 번도 없던 사태였어요. 굉장히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10월이 넘어가면서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더군요. 이례적 성장을 했던 지난해만큼은 아니어도, 다행히 한해 목표는 완전히 달성했습니다.”
이영주 전무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뒷심을 발휘했다며 기뻐했다. 오래된 회원 한 사람이 발길을 하면, 그를 통해 또 다른 회원이 이어져 가는 기적 같은 현상이 속출했다. 오래 전 위기를 딛고 일어선 ‘제대로 잘 큰 금고’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하며 나아가는가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그간 쌓아올린 신뢰의 힘이다.
“정직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정도경영의 방침은 변함없이 지켜져야 할 우리의 원칙입니다. 앞으로도 ‘회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를 목표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의 각오다. 어려울수록 힘이 되는 새마을금고로서,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도 끝까지 서민의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3월에는 금고의 다섯 번째 지점인 동남지점도 새롭게 문을 연다. 하반기엔 상당지점도 자체 건물을 신축하여 옮겨갈 예정이다. ‘내 집’을 갖는 일의 특별한 의미를 경험한 이들이기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