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문 넓어진다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금융 업무 가능

오픈뱅킹 문 넓어진다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금융 업무 가능

12월부터 새마을금고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시한다. 일부 증권사, 저축은행에서도 내년부터 오픈뱅킹 이용이 가능하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내세워 영업해온 금융사가 오픈뱅킹에 전면 뛰어들면서 누구나 쉽게 ‘금리 노마드족’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발품’이 아닌 ‘손품’을 팔면 된다. 오픈뱅킹은 무엇이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살펴본다.

김지영(서울경제신문 기자)

코로나로 ‘광클’ 전쟁 더 심해지나

오픈뱅킹(Open Banking)이란 고객이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은행 앱에서 모든 금융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지난해 12월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은행계좌 잔액조회, 거래내역 조회, 이체 등의 기능을 담은 오픈 뱅킹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전면 시행됐다.
오픈뱅킹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은행별 계좌 잔액, 거래내역을 모바일로 조회하려면 은행 개별 앱을 설치해야 했다. 가령 A은행에서 월급을 받고 B은행에서 적금을 붓는다면 매달 A은행 앱과 B은행 앱을 접속하며 잔액과 거래내역을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오픈뱅킹의 확대로 하나의 앱에서 한번에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더 편리해진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오픈뱅킹을 시작한 나라는 영국이다. 대형 은행의 과점적 구조에서 벗어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타행 및 제3자에게 계좌 정보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영국 내 오픈뱅킹 API 호출(이용) 건수는 2018년 8월 420만건에서 지난해 8월 1억1,050만건으로 1년 만에 26배가 뛸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오픈뱅킹을 찾는 고객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픈뱅킹 가입자는 9월 기준 5,185만명으로 지난 1월(1,683만명)보다 3배 이상 뛰었다. 등록된 계좌는 같은 기간 2,975만좌에서 8,432만좌로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의 82% 이상이 오픈뱅킹에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픈뱅킹으로 예·적금까지 참여기업·상품 확대 중

많은 사람들이 오픈뱅킹을 이용하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를 한 앱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계좌실명조회, 입금이체, 출금이체, 송금인 정보조회 및 수취조회 등이다. 오픈뱅킹 API 이용행태에서 은행은 잔액 조회를, 핀테크 기업은 출금이체를 주로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편의성과 더불어 서비스 초기 은행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송금 수수료를 조건 없이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4월 초 전국의 만 14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1.3%가 오픈뱅킹 서비스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타행 이체시 송금수수료가 무료인 점(86.6%), 타행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이체(85.3%) 및 거래내역 조회(85.0%)가 가능한 점을 꼽았다. 10명 중 7명은 향후 오픈뱅킹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거라고 답했다.
더 많은 국민이 편하게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뱅킹 서비스 참여 기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당장 12월부터는 새마을금고도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그 외 농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우체국 및 일부 증권사도 12월부터 오픈뱅킹 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신 계좌가 없는 카드사는 추가 논의 및 전산 개발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실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이용 가능한 계좌도 기존 입출금 계좌에서 예·적금 계좌로 확대되기 때문에 한 앱에서 은행, 상호금융, 증권사에 흩어져 있던 돈을 모아 금리가 높은 새마을금고 예·적금 계좌로 이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맞춤형 혁신서비스 기대감 높지만 개인정보 유출 걱정도

12월부터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금융사가 늘어나면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픈뱅킹을 처음 도입했을 당시 은행들은 오픈뱅킹에 가입한 고객에 한해 금리를 추가로 얹어주거나 가입 고객 전용 예·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주거래 고객이 타행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 금액이 필요한 경우 타행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하는 충전기능을 신설하는 등 오픈뱅킹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우리은행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계좌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핀테크 기업은 은행보다 더 적극적으로 오픈뱅킹을 이용해 기존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신규 상품을 선보였다. 여러 은행의 통장으로 월급을 나눠 송금하는 서비스, 전 은행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금융사와 상품이 다양해짐에 따라 금융 소비자에게 맞춤형 혁신 서비스가 쏟아질 거란 기대도 높다. 금융사들은 오픈뱅킹 가입자를 기반으로 ‘내 손 안 금융비서’인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혁신 서비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편리해진 만큼 보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9%가 오픈뱅킹 이용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금융사가 오픈뱅킹 이용 시 개인정보 유출을 최대한 방지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이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픈뱅킹은 금융소비자와 참여 기업에게 이익을 제공하지만 데이터 공유로 인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존재해 보안 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픈뱅킹을
이용하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를 한 앱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