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처럼 우아하게,
차 한잔할까요?

세종새마을금고 박가령 주임·선영새마을금고 박예림 주임 &
대전중부새마을금고 이지혜 계장·대전서부새마을금고 김형준 주임 가족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화사한 빛깔과 무늬를 자랑하는 티포트(Tea Pot)의 향연이 열렸다. 보드라운 꽃잎을 살포시 펼친 장미부터 알알이 붉은 딸기까지 다채롭게 치장한 찻잔 사이에서 기분 좋은 미소가 피어난다. 여기에 향기로운 홍차를 더하면 베르사유의 정원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오민영 사진 안지섭

결혼 5주년과 우정 2주년의 유쾌한 만남

속닥속닥 정다운 수다가 공간을 채운다.
일찍 도착한 박가령 주임과 박예림 주임이 대기 시간을 즐기는 방법이다. 일명 ‘박 자매’로 통하는 두 사람은 첫 직장인 선영새마을금고에서 처음 만나 사소한 고민까지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지금은 서로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업무에 대한 열정과 친밀한 유대관계로 이어진 우정 전선엔 이상 없다.
박 자매가 마주 보며 환히 미소 짓고 있는 뒤로 어린 왕자가 활기찬 달음박질을 선보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등장과 동시에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주인공은 대전서부새마을금고 김형준 주임·대전중부새마을금고 이지혜 계장 부부의 아들 김윤우 군이다. 엄마인 이지혜 계장의 손에 이끌려 배꼽 인사를 꾸뻑 하니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김형준 주임이 “올해 결혼 5주년이에요. 결혼기념일을 맞아 색다른 추억이 될 것 같아요”라고 참여 소감을 전하자, 이를 듣던 박가령 주임이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저희 우정 2주년도 축하해주실 거죠?”라고 답하자 폭소가 터진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본격적인 도자기 예술의 세계가 문을 열었다.

유명 티포트 브랜드가 부럽지 않은 나만의 작품 만들기

포세라츠(Pocelarts)라고 하면, 아무래도 생소하다. 1,250℃의 온도에서 구운 도자기 위에 전사지를 올려 접착·건조하는 기법을 말하는데, 이를 800℃로 한 번 더 구워내면 코팅을 거친 듯 덧입혀진다. 포세라츠 체험은 1차로 구운 티포트 도자기를 알코올을 적신 거즈로 닦아내는 걸로 시작했다. 행여나 실수할세라 자못 심각하던 표정은 전사지를 앞에 두고 풀렸다. 웨지우드, 로얄 코펜하겐, 포트메리온 등 유명 브랜드를 통해 익숙히 접한 모양이지만, 직접 디자인해서 붙이려니 망설여진다. 머리를 맞대고 도란도란 대화 나누며 분주히 손을 움직이던 박 자매가 완성되면 시집갈 때 꼭 가져가야겠다며 빙그레 웃는다.
“보통 일터에서 만난 직원과는 마음 터놓기 어렵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박예림 주임은 사근사근하고 부지런해서 뭐든 챙겨주고 싶더라고요. 직장에서 인생 친구를 만난거죠.”
말해놓곤 왠지 쑥스러워하는 박가령 주임에게 박예림 주임도 동감의 끄덕임으로 응수한다.
“주임님이 워낙 잘 챙겨주셔서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세종과 천안으로 서로 간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은 늘 곁에 있답니다.”

2021년의 소망을 한껏 담아 드디어 완성!

윤우의 적극적인 선택에 힘입어 과일 이미지를 꼼꼼히 붙여나가는 이지혜 계장과 독창적인 기법을 실현 중인 김형준 주임은 따로 또 같이 열심이다. 부부에게 티포트와 함께하고픈 차(茶)를 물으니 쾌활한 대답이 돌아온다.
“가족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아내는 레몬 진저 차를 좋아해요. 반면 저는 달달한 유자차를 선호하죠. 완성하면 연말에 셋이 둘러앉아 티타임을 가지며 미래 계획을 세워보려고요. 2021년 새해 소망이요? 진지하게 청약 당첨이요!”
내 집 마련의 꿈에 과연 그렇다며 공감한 박 자매는 두 주먹 꼭 쥐고 다이어트 성공을 기원했다. 알콩달콩 익어가는 소망이 도자기 위에 내려앉으며 영롱하게 자리 잡는다. 포개면 하나로 합체하는 티포트 세트에 켜켜이 전사지를 잘라 붙이고 나니 2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윤우가 내년이면 여섯 살이에요. 튼튼하고 착하게 잘 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앞으로도 우리 부부의 사랑 듬뿍 받고 행복하게 자라면 좋겠어요.”
아이를 품에 꼭 안은 이 계장이 남편 김 주임을 올려다보는 시선에 온기가 가득하다.
마르는 데 하루는 걸린다는 작품을 조심스레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포트 꼭지와 손잡이에 금채(金彩)까지 더해 한 번 더 구우면 2주 후 찾아갈 수 있다고 하니 기다림의 시간마저 설렌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었는데, 아까워서 못 쓸 것 같아요. 박가령 주임님하고 맛있는 디저트 사서 티 파티할 때 한 번 쓰고, 그다음에는 모셔둬야겠어요. 하하.”
박예림 주임의 귀여운 걱정에 손을 내젓는 강사의 답변이 따스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티포트 역시 제 역할을 할 때 가장 가치 있어요. 그러니 아끼지 말고 일상에서 기쁜 마음으로 써주세요.
새마을금고의 매일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여러분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티포트 역시
제 역할을 할 때 가장 가치 있어요.
그러니 아끼지 말고 일상에서
기쁜 마음으로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