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통의 큰 장,
삶과 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서다

대구 대신새마을금고 옆 서문시장

조선 후기 삼남지방에서 제일가는 장으로 유명하던 서문시장은 현재까지도 웬만한 도시의 복합쇼핑몰을 능가하는 규모의 상권을 이루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500년 역사의 바탕 위에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끝없이 진화해 가는 서문시장의 매력 속으로 빠져 보자.

김수연 사진 안지섭

전국에서 손꼽히던 큰 장, 현대화된 명품시장으로 거듭나다

평일인데도 서문시장은 밀려드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흡사 명절을 앞둔 장날풍경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오늘은 뜸한 편이에요. 주말엔 이 통로가 거의 꽉 찰 정도니까요.”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문시장의 유래와 특징을 소개하는 내내, 상가연합회 김범수 회장의 목소리엔 넘치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조선시대에 평양장, 강경장과 더불어 전국 3대 장으로 꼽히던 이곳은 지금도 지역의 주요 상권으로 삶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대지면적 34,944㎡에 달하는 서문시장은 총 8개의 지구로 구분되어, 5,0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고 종사하는 상인 수만 2만여명에 달한다. 압도적인 규모만큼이나 취급하는 물품도 다채롭다. 특히 섬유산업으로 유명한 대구지역답게 원단, 의류, 포목 등은 전국 최고의 도매상권을 이루고 있다. 건해산물상가도 전국적 규모를 자랑하며 100여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이렇게 업종별 규모가 크다 보니 품목별로 별도의 상인회를 구성할 정도다.
“일렬로 밀집해 있는 100여개 점포는 그 자체로 거대한 건해산물 백화점을 방불케 하지요. 우수한 품질의 건해산물들이 한자리에 다 있으니 전국에서 찾아옵니다.”
서문시장건해산물상인회를 대표하는 변기현 회장은 건어물들 꾸러미를 가리키며 엄지를 치켜 올린다. 이런 전통적 품목들이 오랜 세월 사랑받으며 시장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면, 최근엔 다양한 시장 활성화 노력으로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총 800대 규모의 주차빌딩이나 물품보관소, 시장의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ICT카페, 고객지원센터 구축, 관광안내소 설치 등은 ‘시장경영의 현대화’, ‘고객 서비스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서 서문시장을 지역의 명소로 탈바꿈시킨 중요한 배경을 이룬다. 첨단의 냉난방시설과 에스컬레이터 등은 웬만한 쇼핑몰 이상의 편리성을 제공함으로써 ‘삼남 제일의 큰 장’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가 되는 시장

오랜 전통의 기반 위에 현대적인 콘텐츠들을 더해감으로써 재래시장의 경제·문화적 가치를 확장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였다. 2016년부터 시작된 서문시장 야시장이 대표적이다. 저녁이면 적막강산이던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한 야시장은 시장상인들과 지자체의 상생 노력에 의해 탄생된 야심작이다.
“청년상인들이 결합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스마트 결제라든가 웹을 통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갈 수 있었고 야시장도 이들이 주도했습니다. 우리 시장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드는 데 혁혁한 기여를 했죠.”
상설무대에선 젊은 예술인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젊은이들의 개성과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다양한 퓨전요리들이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니, 일대는 늘 축제 분위기로 출렁인다. 골목 하나를 가득 메운 국수거리도 이미 서문시장의 대표 풍물이고, 삼각만두, 납작만두 같은 간식거리는 타지에서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야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리비 철판 치즈구이, 소고기 불초밥, 육전 등의 요리들도 SNS를 타고 유명세를 타는 중이다. 이는 대구에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로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오래된 것 위에 새로운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변화, 여기에서 상인들은 미래의 희망을 찾는 중이다.

대신새마을금고 고경석 이사장과 서문시장건해산물상인회 변기현 회장

상인들의 필요를 우선 생각하는 ‘친구 같은’ 대신새마을금고

시장 곳곳을 누비며 대신새마을금고 직원들이 파출수납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채소가게 아주머니가 고무줄 달린 바구니를 잡아당겨 상품권과 지폐를 뭉치째 건넨다.
“자, 받아. 오늘 장사한 거 전부다!”, “야~ 사장님, 오늘 장사 잘되셨나 보네요.”
동행한 고경석 이사장이 수납하는 직원들 옆에 서서 기분 좋은 한마디를 건넨다. 모두 익숙한 얼굴들이라 주고받는 인사가 스스럼없다. 장사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걱정해주는 새마을금고 직원들 덕분에 상인들은 고단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환하게 웃었다.
“바쁜 우리를 위해서 날마다 대여섯명씩 파출수납 나와주시지, 대출 필요할 때 최대한 편리를 봐주시지, 온누리상품권 유통 업무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스캔 기계도 설치해 주시지, 한마디로 우리 시장과 새마을금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김범수 회장은 상인회의 중요 행사 때마다 기금을 전달해 주거나 리모델링한 상가번영회에 대형 TV를 선물해 주던 일을 떠올리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름엔 부채를 주시고, 겨울엔 손난로를 쥐어 주시고, 코로나 이겨내라고 마스크도 보내시고. 이런 따뜻한 배려가 큰 힘이 됩니다.”
올 한 해, 코로나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서로 돕고 응원하는 동반자가 있는 한 거뜬히 딛고 일어설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부진한 경기를 딛고 다시 회복해야죠. 삼남서 제일 큰장이라는 자부심에 맞도록, 다시 멋지게 일어설 겁니다. 대신새마을금고에서도 도와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어려운 상인들에게 ‘기왕이면 좋은 금리로 대출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웃는 김범수 회장의 웃음이 호탕하다. 고경석 이사장은 “여부가 있나요? 서문시장 상인들께는 특별히 신경 써 드려야죠!”하며 기분 좋게 응수했다.

mini interview

언제나 여러분과 동반성장하는
새마을금고가 되겠습니다
고경석 대신새마을금고 이사장

45년을 하루같이, 대신새마을금고는 서문시장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대째 서문시장에서 곡물상을 하는 집안의 자손이라 누구보다 시장에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시장과의 상생협력을 중요한 경영방침으로 세워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시장의 발전과 금고의 발전은 깊이 연관된 하나의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인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저희 건물 2층에 건해산물상인회 사무실과 노점상연합회 사무실을 무상 제공해 드리도록 했습니다. 상인회에서 보내주신 신뢰에 힘입어 대신새마을금고의 자산규모는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상생의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