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첫 경험 ‘찜통 마스크’로
피부는 괴롭다
지친 피부의 활력, 어떻게 되찾을까

지속된 장마와 늦게 찾아온 더위로 가장 괴로운 건 바로 ‘피부’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혹성을 탈출한 외계인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찜통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체온이 1℃ 상승하면 피지 분비가 10%씩 증가한다.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오랜 시간 착용하면
피부트러블이 생기거나 기존에 앓던 피부질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병문(매일경제신문 과학기술부 부장, 의료선임기자)

부모가 물려준 천연가죽 옷, 피부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피부 표면적은 어른 남성은 1.9㎡, 여자는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 피부 안에 500만개의 땀구멍이 있으며, 무게는 전체 몸무게의 16% 정도 된다. 피부는 끊임없이 벗겨지고 4주마다 완전히 새 피부로 바뀐다. 우리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완전 방수로 된 천연가죽 옷을 평균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입는 셈이다.
피부는 많은 질환이 유발되는 곳이다. 특히 노출이 많은 5~9월에는 무좀, 농가진, 습진, 건선, 비듬, 두드러기 등과 같은 피부질환이 많다. 피부는 병균 침입과 외부충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패 기능을 한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는 조금만 움직이면 흘러나오는 땀과 고온다습한 날씨, 노출로 인한 상처 때문에 각종 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연간 피부질환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1,458만명이며 질환별로 보면 접촉피부염 618만명, 두드러기 253만명, 연조직염(봉와직염) 122만명, 헤르페스 95만명, 아토피성 피부염 95만명 순이었다.

마스크 착용으로 접촉피부염·모낭염·주사 등 발병

마스크를 쓰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은 피부염이다. 습진이라고 불리는 피부염은 피부가 가렵거나 따가우며 붉어지고 각질이 생기는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진물이 나다가 반복되면 피부가 거북이등처럼 두터워지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습진 중 가장 흔한 것은 자극접촉피부염이다. 귀에 거는 마스크의 고무줄 부분이나 눈 밑이나 턱이 마찰되는 부위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가려울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피부에 자극이 적은 세안제를 사용한 후 피부 보호 성분이 있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마스크는 가능한 자국이 심하게 남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도 마스크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가려움이 매우 심하고 각질이나 진물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은 접촉 알레르기 항원 중 니켈이라는 금속 알레르기가 가장 흔한데, 마스크의 코 부분에 있는 금속 와이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직접 닿지는 않더라도 밀폐되어 땀이나 입김에 의해 습기가 생기면 금속 성분이 유출되면서 코와 코 주변이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난다.
또한 입 주변에 모낭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입 주변은 음식이나 침 등의 오염이 생기기 쉽고 면도로 피부를 자극하는 경우도 많다. 마스크를 쓰면 피부의 습도와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세균이나 진균의 번식이 쉬워진다. 특히 구강호흡을 하는 경우 마스크 내의 습도가 높아지고 침으로 축축해진 마스크를 쓰면 뾰루지가 생기기 쉽다. 입 주변의 모낭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안쪽 면에 침이나 음식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고 식사 후 입 주변을 청결하게 한 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 착용은 ‘주사(안면홍조)’라는 피부질환도 악화시킨다. 자외선이나 열 자극, 급격한 온도 변화에 예민한 주사 환자들은 마스크를 사용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화끈거림을 느낀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뜨겁고 매운 국물이나 불에 직접 구워먹는 음식, 술을 자제하고 난방이나 샤워는 가능한 미지근한 정도로 하는 게 좋다. 얼굴에는 기름지지 않으면서 보습이 잘 되는 가벼운 로션을 사용해야 한다.

호흡이 불편한 사람이나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등이
장시간 착용할 때, KF80과 같이
수치가 낮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피부염 피하려면 마스크 착용도 요령 있게

고온다습한 기온에 가장 무난한 마스크는 덴탈마스크다. 외과용 덴탈마스크는 통풍이 잘되기 때문에 호흡이 용이해 장시간 쓸 수 있다. 덴탈마스크는 3중 구조 필터 마스크로 비말을 어느 정도 차단하지만 미세먼지, 바이러스 차단력이 낮고 재질의 특성상 밀폐력이 약해 기침을 하면 비말이 틈새로 새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덴탈마스크는 비교적 대면 접촉이 적은 야외활동이나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실내 사무실에서 사용을 권장한다.
피부 자극이 적고 호흡이 쉬운 면 마스크는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하거나 신체 활동이 많은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 습한환경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 마스크는 기침이나 호흡으로 내부가 젖게 되면 감염 예방 효과가 확연히 떨어진다. KF등급 마스크는 차단율이 높지만 산소투과율은 낮아 더울 때는 호흡이 답답해지는 단점이 있다. 호흡이 불편한 사람이나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등은 장시간 착용하는 것이 어려우니 KF80과 같이 수치가 낮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피부염을 피하려면 마스크 착용도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땀이나 수분이 차면 교체할 추가 마스크를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의료종사자는 얼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2시간 동안 마스크 착용을 했다면 약 15분간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공기를 쐬어줘야 한다. 일반인들도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다른 사람과 두 팔 간격(2m) 이상 떨어져 있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괜찮다. 마스크는 불편하거나 숨을 쉬기 곤란할 정도로 너무 꽉 조이게 착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마스크 교체를 할 때, 가능한 사람이 없는 장소나 집에서 하는 게 좋고, 교체·착용할 때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만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류 첫 경험 ‘찜통 마스크’로 피부는 괴롭다
지친 피부의 활력, 어떻게 되찾을까

지속된 장마와 늦게 찾아온 더위로 가장 괴로운 건 바로 ‘피부’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혹성을 탈출한 외계인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찜통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체온이 1℃ 상승하면 피지 분비가 10%씩 증가한다.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오랜 시간 착용하면
피부트러블이 생기거나 기존에 앓던 피부질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병문(매일경제신문 과학기술부 부장, 의료선임기자)

부모가 물려준 천연가죽 옷, 피부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피부 표면적은 어른 남성은 1.9㎡, 여자는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 피부 안에 500만개의 땀구멍이 있으며, 무게는 전체 몸무게의 16% 정도 된다. 피부는 끊임없이 벗겨지고 4주마다 완전히 새 피부로 바뀐다. 우리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완전 방수로 된 천연가죽 옷을 평균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입는 셈이다.
피부는 많은 질환이 유발되는 곳이다. 특히 노출이 많은 5~9월에는 무좀, 농가진, 습진, 건선, 비듬, 두드러기 등과 같은 피부질환이 많다. 피부는 병균 침입과 외부충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패 기능을 한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는 조금만 움직이면 흘러나오는 땀과 고온다습한 날씨, 노출로 인한 상처 때문에 각종 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연간 피부질환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1,458만명이며 질환별로 보면 접촉피부염 618만명, 두드러기 253만명, 연조직염(봉와직염) 122만명, 헤르페스 95만명, 아토피성 피부염 95만명 순이었다.

마스크 착용으로 접촉피부염·모낭염·주사 등 발병

마스크를 쓰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은 피부염이다. 습진이라고 불리는 피부염은 피부가 가렵거나 따가우며 붉어지고 각질이 생기는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진물이 나다가 반복되면 피부가 거북이등처럼 두터워지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습진 중 가장 흔한 것은 자극접촉피부염이다. 귀에 거는 마스크의 고무줄 부분이나 눈 밑이나 턱이 마찰되는 부위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가려울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피부에 자극이 적은 세안제를 사용한 후 피부 보호 성분이 있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마스크는 가능한 자국이 심하게 남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도 마스크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가려움이 매우 심하고 각질이나 진물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은 접촉 알레르기 항원 중 니켈이라는 금속 알레르기가 가장 흔한데, 마스크의 코 부분에 있는 금속 와이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직접 닿지는 않더라도 밀폐되어 땀이나 입김에 의해 습기가 생기면 금속 성분이 유출되면서 코와 코 주변이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난다.
또한 입 주변에 모낭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입 주변은 음식이나 침 등의 오염이 생기기 쉽고 면도로 피부를 자극하는 경우도 많다. 마스크를 쓰면 피부의 습도와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세균이나 진균의 번식이 쉬워진다. 특히 구강호흡을 하는 경우 마스크 내의 습도가 높아지고 침으로 축축해진 마스크를 쓰면 뾰루지가 생기기 쉽다. 입 주변의 모낭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안쪽 면에 침이나 음식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고 식사 후 입 주변을 청결하게 한 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 착용은 ‘주사(안면홍조)’라는 피부질환도 악화시킨다. 자외선이나 열 자극, 급격한 온도 변화에 예민한 주사 환자들은 마스크를 사용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화끈거림을 느낀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뜨겁고 매운 국물이나 불에 직접 구워먹는 음식, 술을 자제하고 난방이나 샤워는 가능한 미지근한 정도로 하는 게 좋다. 얼굴에는 기름지지 않으면서 보습이 잘 되는 가벼운 로션을 사용해야 한다.

호흡이 불편한 사람이나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등이
장시간 착용할 때, KF80과 같이
수치가 낮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피부염 피하려면 마스크 착용도 요령 있게

고온다습한 기온에 가장 무난한 마스크는 덴탈마스크다. 외과용 덴탈마스크는 통풍이 잘되기 때문에 호흡이 용이해 장시간 쓸 수 있다. 덴탈마스크는 3중 구조 필터 마스크로 비말을 어느 정도 차단하지만 미세먼지, 바이러스 차단력이 낮고 재질의 특성상 밀폐력이 약해 기침을 하면 비말이 틈새로 새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덴탈마스크는 비교적 대면 접촉이 적은 야외활동이나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실내 사무실에서 사용을 권장한다.
피부 자극이 적고 호흡이 쉬운 면 마스크는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하거나 신체 활동이 많은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 습한환경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 마스크는 기침이나 호흡으로 내부가 젖게 되면 감염 예방 효과가 확연히 떨어진다. KF등급 마스크는 차단율이 높지만 산소투과율은 낮아 더울 때는 호흡이 답답해지는 단점이 있다. 호흡이 불편한 사람이나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등은 장시간 착용하는 것이 어려우니 KF80과 같이 수치가 낮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피부염을 피하려면 마스크 착용도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땀이나 수분이 차면 교체할 추가 마스크를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의료종사자는 얼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2시간 동안 마스크 착용을 했다면 약 15분간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공기를 쐬어줘야 한다. 일반인들도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다른 사람과 두 팔 간격(2m) 이상 떨어져 있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괜찮다. 마스크는 불편하거나 숨을 쉬기 곤란할 정도로 너무 꽉 조이게 착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마스크 교체를 할 때, 가능한 사람이 없는 장소나 집에서 하는 게 좋고, 교체·착용할 때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만져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