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캠핑의자 만들기

서울 개봉새마을금고 김향곤 전무 부부 &
서울 여의도새마을금고 김지희 계장 부부

목공 DIY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지는 꽤 됐지만 김향곤 전무 부부와 김지희 계장 부부에게 목공이란 요원한 대상이었다.
그러던 그들이 조금의 용기와 실행력을 발휘해 캠핑의자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직접 나무를 정성스럽게 샌딩하고
한치의 오차 없이 조립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커다란 성취감을 안겨준 멋진 체험이었다.

이경희 사진 안지섭

직접 만든 의자가
선물할 특별한 추억에
벌써부터 모두의
행복지수가
치솟는다.

우리만의 아주 특별한 여름을 시도하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주말, 김향곤 전무와 아내 홍성희 씨, 김지희 계장과 남편 이근용씨가 공방에 등장했다. 집콕의 유혹을 이겨내고 모인 그들의 얼굴에는 기대에 찬 미소가 가득하다. 오늘 처음 만났지만 네 사람은 김향곤 전무의 리드 속에서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새마을금고 가족이라는 소속감 외에도 ‘목공 DIY 도전’이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공감 수치가 올라간 것이다.
“금고에 몸을 담은 지 어느덧 34년 차가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정년퇴직인데 아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신청을 했어요. 캠핑의자를 만드는 저와 아내의 모습이 사보에 남는다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 합니다.”
김향곤 전무가 목공 체험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하니, 김지희 계장도 같은 주제로 말을 이었다.
“원래 만드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 가죽 카드지갑이나 라탄 컵코스터를 만들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은 옆에서 게임을 하고요. 부부가 함께하면 더 큰 즐거움을 얻을 것 같아서 이번에 캠핑의자 만들기에 신청했어요.”
네 사람의 환한 웃음 속에서 본격적인 캠핑의자 만들기가 시작됐다. 오늘 수업을 위해 강사 2인이 나섰다. 캠핑의자는 캠핑철이 절정일 때쯤에 특히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아이템이라는 설명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잊지 못할 선물,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재단된 호두나무를 샌딩하고 오일링하는 것이다. 골고루 샌딩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는 강사의 말에 모두가 집중한다. 샌딩과 오일링, 손사포질을 통해 나무의 부드러운 촉감과 컬러감을 살리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내고 나사를 박아 의자의 형태를 만드는 데 돌입했다. 김향곤 전무와 이근용 씨가 능숙하게 드릴을 이용하는 반면, 처음 드릴을 쥐어보는 홍성희 씨와 김지희 계장은 살짝 긴장한 모습이 보인다.
전동드릴을 처음으로 사용해본 아내가 “꽤 무겁다”라고 속삭이자 김향곤 전무가 말없이 팔을 주물러준다. 이근용 씨는 아내가 드릴 박는 모습을 연신 폰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다행히 점점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내들의 모습에 남편들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수업과목 중 ‘공업’이라는 게 있었어요. 그때 책장을 직접 만들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게 그렇게 뿌듯했습니다. 완성한 책장을 집으로 가져와서 오래 잘 썼던 기억이 나요.”
나무향과 톱밥이 가득한 공간이 추억을 소환한 듯 김 전무의 말에서 그리움이 묻어난다. 6개의 조각을 조립하니 제법 그럴듯한 좌판이 완성됐다. 캠핑의자가 점차 모양새를 갖춰가자 이에 대한 꿈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캠핑의자를 베란다에 놓고 책도 보고 차도 마시면 좋겠어요”라는 김향곤 전무의 말에 “동네 큰 공원에서 사람들이 의자며 테이블을 놓고 쉬는데 우리도 이 의자를 들고 나가요”라고 홍성희 씨가 응수한다. “사실 오늘 우리가 만들 캠핑의자를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딸이에요. 빌려 쓸 준비를 이미 하고 있어요”라는 김 전무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지희 계장과 이근용 씨의 꿈도 알록달록하다. 캠퍼스 커플로 만나 7년을 연애하고 이제 2년 반째 신혼생활 중인 부부는 캠핑의자를 들고 캠핑을 떠나고 싶다는 답이 돌아온다. 직접 만든 의자가 선물할 특별한 추억에 벌써부터 모두의 행복지수가 치솟는다.

함께 도전한 즐거움을 맛보다

취향껏 고른 등받이 천을 드릴로 야무지게 고정한 뒤 등받이에 나만의 각인을 새기니 드디어 캠핑의자가 완성되었다. 자신이 만든 의자에 앉아보곤 모두 만족한 표정이다.
3시간을 훌쩍 넘긴 작업시간이었지만 근사한 결과물에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다.
“아내와 33년을 살면서 공방에서 가구를 만들어본 건 처음이었어요. 아내가 생각보다 잘해서 집에서 공구 쓰는 일을 맡겨도 될 것 같아요. 내년에 퇴직이지만 현재에 충실하면서 아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김향곤 전무의 말에 김지희 계장도 소감을 전한다.
“작업하는 내내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진것 같아요. 무엇보다 김 전무님 부부의 도전을 보면서 저희도 30년 뒤에 같은 모습을 꿈꾸게 됐어요. 언제나 변함없이 곁을 지켜 주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김지희 계장의 말에 이근용 씨가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단순히 몸을 쉬어가는 용도가 아니라 추억과 감사함, 애정이 깃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캠핑의자 만들기에 성공한 네 사람. 이들에게 오늘 이 시간이 분주한 삶 속에서 잠시 서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