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가 남긴 상처
어루만지는 사랑의 힘

춘천시·홍천·철원·화천·양구군
새마을금고 실무책임자협의회,
철원 침수지역 피해복구 봉사활동

엿새 내내 이어진 장마에 폭우가 더해졌다. 속절없이 내리는 비에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민통선 인근은 순식간에 침수 피해를 입었고, 주민 700여명은 고지대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결국 급류가 휩쓸고 지나간 곳엔 수재민의 눈물만 남았다.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 강원지역본부와 춘천시·홍천·철원·화천·양구군 새마을금고 실무책임자협의회는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꺼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오민영 사진 임근재

피해 복구가 절실한 곳에 새마을금고가 떴다!

평소 같으면 그저 한산하고 평화로운 아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8월 첫째 주 내내 기승을 부린 집중호우는 단 20분 사이에 홍수로 돌변해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포함한 4개 마을을 덮쳤다. 어떤 대응조차 할 겨를 없이 근처 초등학교 등으로 피신한 주민 일동은 담벼락 반절 이상 높이의 진흙이 지나간 물난리의 흔적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치우기조차 막막한 잔해 앞에서 망연자실한 심정을 달래고 피해 복구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철원새마을금고 임·직원이었다.
그 소식을 전달받은 춘천시·홍천·철원·화천·양구군 새마을금고 실무책임자협의회가 뜻을 함께해 지난 8월 12일, 합동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쳤다.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끼고 조끼와 목장갑, 장화 등을 갖추니 어느새 준비 완료다. 일사불란하게 집합한 14명의 구성원은 철원군 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하여 습기 찬 장판과 물 먹은 벽지를 떼어내는 작업에 돌입했다. 또, 무너진 바닥과 벽을 제거해 안전을 확보하고 새로 증축할 터를 마련해 나갔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계절인 탓에 다들 이마에 구슬땀이 맺히자 어디론가 발길을 옮긴 집주인이 차가운 생수를 건넨 덕분에 일순 분위기가 밝아졌다. 앞서 1996년, 1999년에 연달아 침수의 고통을 겪었던 그는 새마을금고가 일손을 보태줘 이번엔 한시름 덜었다면서 연신 눈가를 훔쳤다.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전하는 따스한 온정

같은 날 철원군청에선 춘천시·홍천·철원·화천·양구군 새마을금고 이사장협의회 및 실무책임자협의회에서 모은 소정의 성금 330만원을 기탁하는 자리가 열렸다. 대표로 참석한 곽진수 이사장협의회 회장은 “강원 내에서 최전방을 수호하는 철원군이 폭우로 큰 피해를 당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새마을금고의 이름으로 정성껏 준비한 성금이 조금이나마 수재민에게 위로를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고 발전해온 만큼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해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복구 작업이 반나절을 넘어설 즈음 이길리 일대는 여기저기 묻어 있던 진흙은 없어지고 점차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간절한 염원과 땀 흘린 동참이 일궈낸 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