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우리는 각자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일명 ‘자기관리’라고 부르는데,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것만이 자기관리의 전부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즐거운 일을 하는 것도 훌륭한 자기관리의 일환. 오늘,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들기 위해 행복한 소비를 해보자.

백혜린

김훈 저
파람북
2020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인간이 말 등에 처음 올라탔을 무렵, 시원(始原)의 어느 지점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기록이 전하지 못한 시대를 다룬다는 점에서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득한 시간과 막막한 공간,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그 공백을 김훈 작가는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을 통해 채워 나간다. 결코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두 나라, 초(草)와 단(旦)의 잔혹한 전쟁 속에서 야만과 문명이 충돌하며 무연한 생명들은 태어나고 또 죽어간다. 소설의 중심에 등장하는 두 마리의 말은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다가 전후의 폐허에서 조우한다. 김훈 작가는 야만과 문명의 동반자라고도 할 수 있는 ‘말’을 통해 인간의 욕망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을 보여주고자 한다. 인간에게 끌려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저항하는 말 두 마리와 그 말들이 마침내 다다르는 결말까지, 김훈 작가가 많은 공을 쏟은 흔적이 보인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야만과 문명, 신념과 현실, 생명과 자유를 탐색하고 있어 현대의 야만성에 대해 깊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준다.

조원재 저
블랙피쉬
2018 

방구석 미술관

미술을 사랑해서 ‘미술관 앞 남자’가 된 미남, 조원재 작가가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고 편안하게 들려준다. <방구석 미술관>은 조원재 작가가 2016년부터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로, 2018년에는 팟캐스트 제목과 동일한 책을 출간해 새로운 미술 교양의 지평을 열었다. 미술은 고상하고 어려운 것이라고만 여겼던 사람들에게 신세계를 가져다준 것이다. 그렇게 <방구석 미술관>은 예술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사랑받아 2년 만에 10만 부 판매 기록을 돌파하게 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판으로 출간한 이번 책의 콘셉트는 ‘프라이빗 미술관 에디션’이다. 프랑스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들, 오르세 미술관의 대표 화가인 고갱, 폴 세잔, 반 고흐를 내 방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조원재 작가의 자유롭고 흥미로운 시선, 재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미술 이야기가 펼쳐진다.

돈의 속성

한국과 전 세계를 오가며 각종 강연과 수업을 통해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알려져 있는 한인 기업 최초 글로벌 외식 그룹인 SNOWFOX GROUP의 회장, 김승호가 많은 인기를 끌었던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을 발간했다. 3년 전 극장 하나를 빌려 대중에게 강의를 한 것이 방송을 통해 전파되었고 급기야 유튜브에도 퍼져 1,100만 명이 시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말이 재생산되면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되는 일이 있었고, 이 기회에 자신이 한 말을 바로 잡고 ‘진짜 돈 버는 방법’을 공유하기로 했다. 나이 40이 될 때까지 낡은 트럭에 그날 판매할 과일을 싣고 다니던 가난한 이민 가장이 바로 김승호 회장의 과거 모습이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지금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 되었을까? 어떤 횡재나 대박주식의 행운이 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맨손으로 만들어낸 종잣돈 천만원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가난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결국 ‘진짜 부자’가 된 실제 인물이 돈이 가진 속성에 대해 파헤치고 가르침을 주기에 우리는 그를 더욱 신뢰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득이 된 방법이라고 해도 나에게도 무조건 이득이 되리란 법은 없지만, 돈을 만들고 지키고 길러온 이의 조언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승호 저
스노우폭스북스
2020 

감독
니키 카로
출연자
유역비, 이연걸, 공리, 견자단 등 

뮬란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가 <알라딘>, <라이 온킹>, <말레피센트2>에 이어 <뮬란>으로 돌아왔다. <뮬란>은 디즈니 최초의 ‘아시아 여전사’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공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은 흰 피부에 사랑에 눈을 뜨는 캐릭터이지만, 뮬란은 전혀 다르다. 중국 여전사 화목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여자임을 숨기고 전장에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공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장에 나가 칼을 휘두르는 용맹한 공주도 있다는 것을 <뮬란>을 통해 보여준다. 중국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이니만큼 그에 맞게 중국계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 되었는데, 유역비는 주인공 뮬란 역, 견자단은 뮬란의 스승 텅 장군 역, 이연걸은 황제 역, 공리는 마녀 역을 맡아 연기한다. 다른 실사 영화와 다른 점은 노래와 춤, 뮤지컬적인 요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리플렉션(Reflection)’과 같이 애니메이션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OST가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많은 원작 팬들이 아쉬움을 표했지만, 무술이나 액션부분에 힘을 들인 만큼 새로운 볼거리로 그 아쉬움을 달래주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영화 <신세계>에서 강렬한 연기 호흡을 보여줬던 황정민과 이정재가 7년 만에 재회했다. 이번 <다 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황정민은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으로 인해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는 암살자 인남, 이정재는 그러한 인남을 무자비하게 추격하는 레이 역을 맡았다. 영화의 배경은 태국, 한국, 일본 3국을 넘나들고 있지만, 그중 가장 이국적인 공간인 태국을 주 배경으로 설정해 독특한 비주얼을 뽐낼 예정이다. 여기에 <곡성>, <기생충>을 담당한 홍경표 촬영감독이 합세해 비정한 장르의 색이 느껴지는 영화의 룩을 책임진다. 홍원찬 감독은 영화가 내러티브보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며 <한밤의 암살자>(1967), <드라이브>(2011) 같은 영화가 다루는 캐릭터에 대해 언급했다. 밤의 도시를 떠돌면서 어두운 일을 행하는 남자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 베테랑 배우가 연기하는 독한 캐릭터들과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는 장르를 내세운 만큼 처절한 추격과 사투 속에서 벌어질 액션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감독
홍원찬
출연자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등 

일정 8월 23일까지
장소 샤롯데씨어터
출연자 송일국, 정영주, 이종혁, 홍지민 등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올여름,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화려한 무대가 시작된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최고의 흥행 공연 제작자 줄리안 마쉬가 알렌타운에서 온 배우 지망생 페기 소여를 발탁해 스타로 길러내는 이야기를 담는다. 한 마디로 이 뮤지컬은 ‘공연 속 공연’의 형태라 할 수 있다. ‘프리티 레이디’라는 공연 한 편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극 중 극이 위기를 맞는 순간, 본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하고 공연 상황을 이용한 장치들을 이용해 웃음을 주기도 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 온다. 무엇보다 가장 볼만한 장면은 바로 ‘탭댄스 군무’다. 수십 명의 앙상블이 합을 맞춘 칼군무를 보고 있다 보면 절로 흥이 오르는데, 탭댄스 외에도 왈츠, 발레, 라인댄스 등에서도 아이돌 그룹을 능가하는 칼군무의 진수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시골 출신 배우 지망생이 우역곡절 끝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아 뮤지컬 스타가 된다는 평면적인 이야기지만, 대공황이 덮친 상황에서 함께 힘을 모아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불황에 빠진 현재와 겹쳐 보이며 감동으로 다가온다.

독 자 참 여

<브로드웨이 42번가> 감상 후
뮤지컬은 코로나로 방역관리 감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었어요. VIP석에 앉아 무대가 굉장히 가까워서 좋았답니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무대장치와 유명 배우들의 신나는 탭댄스, 공연 중간중간 애드리브와 유머 있는 대사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서 봤던 공연이었습니다. 여름을 맞이하는 경쾌한 느낌이 드는 뮤지컬이었습니다. 얼른 예매하세요. 안 보시면 후회합니다!
-박선아-

#01
 독자를 위한 이벤트 1 

간단한 감상평만 쓰면
공연 티켓이 무료!

다음호에 소개될 뮤지컬 공연 티켓 2장을 무료로 제공해드립니다. 문화생활에 목마른 분들, 그리고 보신 후에 감상평을 써주실 수 있는 분들은 신청해주세요. (신청시 이름, 주소, 연락처 꼭 명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연 취소가 잦아 다음호 뮤지컬 예고는 게재되지 않습니다.
•신청: hongbo@kfcc.co.kr

#02
 독자를 위한 이벤트 2 

이달의 책(1권)을 선물로 드려요~
이번호에 소개된 책 중에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책 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적어 신청해주세요.(신청시 이름, 주소, 연락처 명시) 추첨을 통해 5명에게 책을 보내드립니다.
•신청: hongbo@kfcc.co.kr

지난 호 도서 이벤트 당첨자
정승현, 박용수, 권나영, 정영미, 김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