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가배(커피)’를 마시고
새로운 정취의 ‘딴스홀’을 즐기다

논산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가장 먼저 군사훈련소를 떠올린다.
그러나 요즘 그 양상이 바뀌었다. SNS만 봐도 논산은 이제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도시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호외를 뿌리는 검정고무신을 신은 소년, 은밀하게 태극기를 만드는
독립투사들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은 곳, 논산 선샤인랜드와 선샤인스튜디오로 떠나본다.

이경희 사진 임근재 촬영협조 선샤인랜드, 선샤인스튜디오

낭만과 아픔의 시대로의 회귀

총 3만 2,497㎡의 거대한 부지에 세워진 선샤인랜드는 1950년대 배경의 세트장인 ‘1950낭만스튜디오’와 최신 VR 기술을 활용한 ‘밀리터리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950낭만스튜디오는 들어서는 순간 6.25전쟁이 휘감고 간 1950년대 중반의 모습이 펼쳐진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부서진 건물의 잔해들이 보이고 민초들의 삶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곳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극장 앞이다.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 인근 담벼락에 붙어 있는 영화포스터들이 인사동이나 황학동 가판대가 아닌, 바로 이곳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전쟁 뒤끝이라도 연애와 유흥은 살아있는 법, 극장 인근에는 딴스홀과 찻집이 가득하다. 구두통을 메고 다니거나 신문 뭉치를 낀 소년들이 서양식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청춘남녀를 피해 요령 좋게 오가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시대물 촬영지로 주목받는 이곳은 SBS 드라마 <더 킹-영원한 군주> 최종회가 촬영됐다. 이곤 역의 이민호와 정태을 역의 김고은이 시간을 거슬러 마지막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바로 극장 앞이었다. 덕분에 극장 앞은 메인 포토존이 되었다. 살아 숨쉬는 판타지, 아마도 이곳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닐까.

미스터 션사인 속으로 들어가다

선샤인랜드 바로 뒤에는 선샤인스튜디오가 자리 잡고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지어진 선샤인스튜디오는 기존의 세트장과는 확연한 차별점을 갖는다. 보통 세트장들이 가건물인데 반해 이곳은 실건물로 조성한 것이다. 건물의 외양만 번듯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실제로 영업을 하거나 전시공간들이 조성되어 있으니 관람객들에게는 재미와 의미가 배가 된다.
가장 먼저 방문한 글로리호텔은 배우 김민정이 분한 쿠도 히나가 운영하는 곳으로 대한제국의 수도에 자리 잡은 호텔답게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서면 선샤인스튜디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저 멀리 정으로 일일이 쪼아 만든 돌다리, 일본식 적산가옥, 한옥, 초가집, 현대식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그 옛날의 전차도 볼 수 있다. 한성전차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운행된 것으로 총 7량 중 하나인 왕실용 전차를 그대로 재현해 만들었다. 1899년에 최초로 운행되었는데 고종은 개통식 날 꽃으로 단장된 전차를 보고 상여 같다며 탑승을 꺼렸다고 한다. 조금 걷다 보면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3>에서 강호동, 유병재 등 6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대안문 앞에 다다른다.
“지금은 덕수궁 정문을 ‘대한문’이라고 부르지만 1904년 당시에는 ‘대안문’이었습니다. 시대배경에 따라 이 역시 그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선샤인스튜디오 기민혁 실장의 설명이다

레트로 핫플에서 만나는 위대한 정신

정오를 지나자 조금씩 방문객들이 늘어간다. 눈길 닿는 곳마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사람들이 관심 있게 찾는 한성전기회사와 보신각은 길을 가운데 둔 채 마주 보고 있다. 보신각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다른데, 1396년에 처음 만들어진 이래 4차례의 소실과 8차례의 중건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성전기회사는 189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였는데, 고종이 근대화를 추진하며 설립하였다. 전차개통 및 민간 가로등 점등 등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2층에는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이 분했던 유진 초이의 집무책상이 놓여있다. 한켠에는 우리나라의 태극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되는 ‘데니 태극기’를 그대로 만든 복사본이 커다랗게 벽에 걸려 있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다.
영국 수상인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레트로 핫플레이스의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에서 근사한 사진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와 선조들의 뜨거운 애국애족 정신까지 담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듯하다.

쓴 ‘가배(커피)’를 마시고
새로운 정취의 ‘딴스홀’을 즐기다

논산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가장 먼저 군사훈련소를 떠올린다.
그러나 요즘 그 양상이 바뀌었다. SNS만 봐도 논산은 이제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도시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호외를 뿌리는 검정고무신을 신은 소년, 은밀하게 태극기를 만드는
독립투사들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은 곳, 논산 선샤인랜드와 선샤인스튜디오로 떠나본다.

이경희 사진 임근재 촬영협조 선샤인랜드, 선샤인스튜디오

낭만과 아픔의 시대로의 회귀

총 3만 2,497㎡의 거대한 부지에 세워진 선샤인랜드는 1950년대 배경의 세트장인 ‘1950낭만스튜디오’와 최신 VR 기술을 활용한 ‘밀리터리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950낭만스튜디오는 들어서는 순간 6.25전쟁이 휘감고 간 1950년대 중반의 모습이 펼쳐진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부서진 건물의 잔해들이 보이고 민초들의 삶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곳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극장 앞이다.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 인근 담벼락에 붙어 있는 영화포스터들이 인사동이나 황학동 가판대가 아닌, 바로 이곳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전쟁 뒤끝이라도 연애와 유흥은 살아있는 법, 극장 인근에는 딴스홀과 찻집이 가득하다. 구두통을 메고 다니거나 신문 뭉치를 낀 소년들이 서양식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청춘남녀를 피해 요령 좋게 오가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시대물 촬영지로 주목받는 이곳은 SBS 드라마 <더 킹-영원한 군주> 최종회가 촬영됐다. 이곤 역의 이민호와 정태을 역의 김고은이 시간을 거슬러 마지막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바로 극장 앞이었다. 덕분에 극장 앞은 메인 포토존이 되었다. 살아 숨쉬는 판타지, 아마도 이곳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닐까.

미스터 션사인 속으로 들어가다

선샤인랜드 바로 뒤에는 선샤인스튜디오가 자리 잡고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지어진 선샤인스튜디오는 기존의 세트장과는 확연한 차별점을 갖는다. 보통 세트장들이 가건물인데 반해 이곳은 실건물로 조성한 것이다. 건물의 외양만 번듯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실제로 영업을 하거나 전시공간들이 조성되어 있으니 관람객들에게는 재미와 의미가 배가 된다.
가장 먼저 방문한 글로리호텔은 배우 김민정이 분한 쿠도 히나가 운영하는 곳으로 대한제국의 수도에 자리 잡은 호텔답게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서면 선샤인스튜디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저 멀리 정으로 일일이 쪼아 만든 돌다리, 일본식 적산가옥, 한옥, 초가집, 현대식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그 옛날의 전차도 볼 수 있다. 한성전차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운행된 것으로 총 7량 중 하나인 왕실용 전차를 그대로 재현해 만들었다. 1899년에 최초로 운행되었는데 고종은 개통식 날 꽃으로 단장된 전차를 보고 상여 같다며 탑승을 꺼렸다고 한다. 조금 걷다 보면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3>에서 강호동, 유병재 등 6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대안문 앞에 다다른다.
“지금은 덕수궁 정문을 ‘대한문’이라고 부르지만 1904년 당시에는 ‘대안문’이었습니다. 시대배경에 따라 이 역시 그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선샤인스튜디오 기민혁 실장의 설명이다

레트로 핫플에서 만나는 위대한 정신

정오를 지나자 조금씩 방문객들이 늘어간다. 눈길 닿는 곳마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사람들이 관심 있게 찾는 한성전기회사와 보신각은 길을 가운데 둔 채 마주 보고 있다. 보신각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다른데, 1396년에 처음 만들어진 이래 4차례의 소실과 8차례의 중건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성전기회사는 189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였는데, 고종이 근대화를 추진하며 설립하였다. 전차개통 및 민간 가로등 점등 등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2층에는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이 분했던 유진 초이의 집무책상이 놓여있다. 한켠에는 우리나라의 태극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되는 ‘데니 태극기’를 그대로 만든 복사본이 커다랗게 벽에 걸려 있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다.
영국 수상인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레트로 핫플레이스의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에서 근사한 사진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와 선조들의 뜨거운 애국애족 정신까지 담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