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숲에
‘셋이 다녀왔습니다’

강원 북춘천새마을금고
양관모 대리 부부

두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셋이란다. 올해 5월, 부부의 연을 맺은 북춘천새마을금고 양관모 대리와
아내 김민정 씨 사이에 아기 천사가 찾아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신혼 여행길에 오르지 못한 만큼,
맑은 공기와 푸르른 숲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맘껏 태교하고 싶다는 부부가 마주 보며 미소 짓는다.
그 뜻이 통했는지 찬란한 햇살이 대지를 비추기 시작했다.

오민영 사진 정우철

탁월한 안목을 지닌 주선자
덕분에 본격적으로 연애에 돌입한
후부터는 결혼을 하고 아기도
맞이하며 일사천리였다.
지금 쑥쑥 성장 중인 아기는
‘대박’이라는 태명처럼
큰 기쁨을 선사해줬다.

두근두근 설레는 자연 속의 낭만을 꿈꾸며

이날을 기다려왔다.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감염병의 유행으로 선뜻 문밖에 나서기 망설여졌다. 소중한 아기의 건강을 위해 홈 트레이닝 요가로 만족하는 아내 민정 씨가 못내 안쓰러웠던 차에 자연 속의 낭만을 즐길 기회가 주어졌으니 어찌 마다하랴.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에 들어선 양관모 대리 부부의 발걸음이 더없이 가벼운 이유다.
“우리가 사는 춘천과 거리가 크게 떨어져 있지 않아 오기 편했어요. 이동하면서 근처에 이런 데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아내와 새삼 감탄했답니다. 적당한 산책은 아기에게 좋다고 하니 여유롭게 걸으면서 삼림욕으로 피톤치드를 맘껏 충전해보려고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던가. 마침 태양이 열기를 더하는 정오에 다다른 탓에 더위를 피할 겸 기쁜 마음으로 식사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곧이어 등장한 육즙 가득한 립아이 스테이크와 고소한 관자 크림 파스타가 입맛을 돋운다. 사이좋게 먹여주는 배려는 기본, 여기에 새콤달콤 연애담이 가세해 풍미가 한층 깊어졌다.
“서로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무려 일 년이나 걸려서 겨우 만났어요. 우리를 이어준 지인이 소개팅하겠냐고 먼저 물어놓곤 주저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 사계절 내내 비교하고 따져보며 부부로서 잘 어울릴지 지켜봤대요.”
탁월한 안목을 지닌 주선자 덕분에 본격적으로 연애에 돌입한 후부터는 결혼을 하고 아기도 맞이하며 일사천리였다. 지금 쑥쑥 성장 중인 아기는 ‘대박’이라는 태명처럼 큰 기쁨을 선사해줬다.

자연이 선사한 동심의 세계

완만한 산세를 넘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야말로 걷기 딱 좋은 날씨다.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천천히 나아가는 민정 씨 곁을 양관모 대리가 지키고 있으니 참으로 든든하다. 온갖 야생화가 소담스럽게 핀 와일드 가든에는 희로애락을 나타낸 십이지신 조각이 군데군데 서 있다. 이 가운데 아이를 품은 포즈로 모성애를 표현한 <가족의 탄생>이라는 작품이 감명 깊은지 부부가 잠시 머물렀다.
“우리 아기에게 바라는 점을 생각해봤어요. 건강이 일순위인 건 물론이고요. 원만한 대인관계와 높은 자존감을 두루 갖추길 바라요. 그러자면 저도 부모로서 사랑을 듬뿍 주어야겠죠?”
저 멀리 오솔길 끝에 모인 아이들이 별안간 감탄사를 터트린다. 몽글몽글한 털의 알파카가 마냥 신기했나 보다. 이에 질세라 알록달록한 빛깔의 앵무새가 천진난만하게 인사를 따라하며 단박에 인기를 얻었다. 부부 역시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활짝 웃는다.



무더위가 물러간 자리에 반짝이는 추억

여름이면 눈부시도록 환한 꽃망울을 피워내는 플라워가든의 수국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동안 추억이 방울방울 영글어간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잣나무가 드리운 그늘 아래 쪼르르 달려가는 한 마리 다람쥐 말곤 그저 고요하다.
가든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보이는 작은 유리집이 있으니 바로 독서당이다. 조용히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좋은 장소로, 오로지 책과 나무만 존재한다. 고심하며 동화를 골라온 양관모 대리가 민정 씨 옆에 앉아 들려주니 고스란히 그 목소리만이 작은 공간을 채운다.
“앞으로 대박이가 살아가는 데 아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오늘 보낸 이 시간과 제 다짐을 꼭 이야기해줄 겁니다.”
느긋한 산책을 하고 나니 어느덧 오후다. 부지런히 준비해 근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나니 이마에 맺혔던 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신혼여행으로 하늘 아래 천국이라던 하와이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 또한 못지않다는 민정 씨의 말에 양관모 대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장난스레 물보라를 뿌리는 손끝을 따라 무지개가 생겨났다.
해가 어스름이 질 무렵에는 민정 씨가 기대하던 선셋요가에 참여했다. 매일 혼자 홈 요가를 해왔는데,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니 힐링 수치가 몇 배나 증가한다.
“동료 직원이 강력히 추천하기에 반신반의하며 신청했거든요. 소감이요? 오길 잘했죠! 9년간 가족처럼 끈끈하게 동고동락해온 금고 식구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꼭 한 번 ‘달콤한 하루’를 만들어 보라고요.”
무더위가 물러간 자리엔 행복한 가족의 한때가 소중한 소망과 함께 반짝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