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그대로,
전기구이 통닭이 진리다!
인천 개항로통닭

요즘 SNS에서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는 핫한 장소가 있다. 조금은 촌스러운 페인트 글씨의 아치형 간판이 걸려 있는 인천 개항로의 좁은 골목이다. 어스름한 저녁에 가로등이 켜지면 레트로 감성 가득한 분위기가 더해지고 누가 서서 찍어도 멋진 화보가 완성된다. 이곳에서 인생샷을 건진 후에 가야 할 곳은 골목 왼편으로 보이는 ‘개항로통닭’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식욕을 자극하는 전기구이 통닭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이면 올 여름 더위도 두렵지 않다.

편집실 사진 안지섭

개항로 프로젝트로 다시 살아난 동인천

개항로통닭은 동인천역에서 도보로 6분 거리에 있다. 동인천역에 내려 지하도를 건너 여러 개의 과일 가게를 지나면 통창에서 줄을 맞춰 구워지고 있는 전기구이 통닭이 맞아준다.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이제 막 1년이 된 개항로통닭은 손님의 반 정도는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는 아무도 찾지 않았던 개항로 일대를 새롭게 바꾼 ‘개항로 프로젝트’의 파급력이었다.
개항로는 원래 근대화의 시작을 알렸던 도시다. 1883년 인천항의 개항과 동시에 해외문물이 쏟아져 들어왔고 공원, 극장, 호텔, 은행 등 근대 건축물이 들어섰다. 고딕양식의 연와조 지붕이 보존되어 있는 답동성당, 100년이 넘는 민간건축 유산, 한국 최초의 극장인 애관극장 등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1960~70년대 인천의 중심지역으로 활기가 넘치던 이곳이 1980년대 중반 인천시청의 이전으로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골목이 슬럼화되면서 저녁이면 인적이 끊겼던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개항로 프로젝트’의 성공 덕분이었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재개발지구가 되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개항로를 보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로, 개항로통닭의 이창길 대표가 개항로 프로젝트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성인이 되어 찾아온 개항로가 쇠퇴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화려했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전당포 건물의 빈티지에 추억을 장식하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우선 낡은 건물을 재탄생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 폐업한 병원의 4층짜리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 ‘브라운핸즈 개항로’, 국내 대표 백열전구 브랜드인 일광전구가 산부인과 병원을 재활용하여 만든 쇼룸 겸 카페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등 버려진 건물이 다시 살아났다.
이창길 대표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개항로의 노포를 알리는데도 집중했다. 노포를 직접 찾아가 취재한 글과 사진을 SNS에 꾸준히 올렸고, 노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젊은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이렇게 개항로의 생기가 돌아오면서 이색적인 카페와 가게들도 생겼다. 이탈리안 전문음식점 ‘마틸다개항로’, 슬로우 푸드 레스토랑 ‘더 비기닝’, 적산가옥의 감성술집 ‘이슬옥’, 그리고 무엇보다 옛날 전기구이 통닭을 새롭게 탄생시킨 ‘개항로통닭’이 가장 핫하다.
‘개항로통닭’ 역시 전당포였던 건물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페인트가 벗겨져 얼룩덜룩해진 벽, 얼기설기 나무 골재가 그대로 드러난 천장, 연두색 테니스공으로 발끝을 감싼 의자, 주황색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까지 꾸미지 않은 빈티지함이 멋스럽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소쿠리를 이어 붙여 만든 조명 아래 이창길 대표 본인과 지인들에게서 공수해온 1980년~90년대 사진들, 특히 인천숭의국민학교의 1982년 흑백 졸업사진이나 인천중학교 동창회 정기총회 단체 사진 등은 그 시절의 추억까지 불러온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전기구이 통닭

바싹하게 튀긴 치킨의 대중화로 전기구이 통닭은 요즘 좀처럼 찾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전기구이 통닭을 부활시킨 곳이 바로 개항로통닭이다. 닭을 통째로 기다란 봉에 줄줄이 꿰어 용광로처럼 뜨거운 전기구이 기계에 넣고 1시간 정도의 기다림을 끝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기구이 통닭이 완성된다.
“전기구이 통닭은 치킨에 비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풍미가 살아있는 게 특징이에요. 특히 반반 통닭이 인기인데요. 모차렐라 치즈와 로제소스를 반반 깔고 그 위에 통닭을 올려서 드려요. 먼저 오리지널 통닭의 맛을 본 후, 치즈를 길게 늘려서 통닭 위에 올려서도 먹고, 다음으로 로제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3가지 맛을 즐기실 수 있어요.”
야외 테이블 곳곳에 모기향을 피우고 테이블을 정리하며 오픈을 준비하던 개항로통닭 직원의 맛팁이다. 또 하나 일반 떡볶이떡과 다르게 마치 납작당면처럼 넙대대하
고 길다란 모양의 떡볶이도 꼭 맛봐야 할 메뉴다.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통닭도 별미다.
통닭을 생각하니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칼로리 폭탄이 무섭지만 자꾸 손이 가는 치킨의 마성을 전하는 이 노래, 기름이 쪽 빠진 전기구이 통닭이라면 칼로리 걱정을 조금 덜어도 괜찮지 않을까.

레트로 감성 그대로,
전기구이 통닭이 진리다!
인천 개항로통닭

요즘 SNS에서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는 핫한 장소가 있다. 조금은 촌스러운 페인트 글씨의 아치형 간판이 걸려 있는 인천 개항로의 좁은 골목이다. 어스름한 저녁에 가로등이 켜지면 레트로 감성 가득한 분위기가 더해지고 누가 서서 찍어도 멋진 화보가 완성된다. 이곳에서 인생샷을 건진 후에 가야 할 곳은 골목 왼편으로 보이는 ‘개항로통닭’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식욕을 자극하는 전기구이 통닭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이면 올 여름 더위도 두렵지 않다.

편집실 사진 안지섭

개항로 프로젝트로 다시 살아난 동인천

개항로통닭은 동인천역에서 도보로 6분 거리에 있다. 동인천역에 내려 지하도를 건너 여러 개의 과일 가게를 지나면 통창에서 줄을 맞춰 구워지고 있는 전기구이 통닭이 맞아준다.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이제 막 1년이 된 개항로통닭은 손님의 반 정도는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는 아무도 찾지 않았던 개항로 일대를 새롭게 바꾼 ‘개항로 프로젝트’의 파급력이었다.
개항로는 원래 근대화의 시작을 알렸던 도시다. 1883년 인천항의 개항과 동시에 해외문물이 쏟아져 들어왔고 공원, 극장, 호텔, 은행 등 근대 건축물이 들어섰다. 고딕양식의 연와조 지붕이 보존되어 있는 답동성당, 100년이 넘는 민간건축 유산, 한국 최초의 극장인 애관극장 등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1960~70년대 인천의 중심지역으로 활기가 넘치던 이곳이 1980년대 중반 인천시청의 이전으로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골목이 슬럼화되면서 저녁이면 인적이 끊겼던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개항로 프로젝트’의 성공 덕분이었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재개발지구가 되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개항로를 보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로, 개항로통닭의 이창길 대표가 개항로 프로젝트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성인이 되어 찾아온 개항로가 쇠퇴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화려했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전당포 건물의 빈티지에 추억을 장식하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우선 낡은 건물을 재탄생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 폐업한 병원의 4층짜리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 ‘브라운핸즈 개항로’, 국내 대표 백열전구 브랜드인 일광전구가 산부인과 병원을 재활용하여 만든 쇼룸 겸 카페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등 버려진 건물이 다시 살아났다.
이창길 대표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개항로의 노포를 알리는데도 집중했다. 노포를 직접 찾아가 취재한 글과 사진을 SNS에 꾸준히 올렸고, 노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젊은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이렇게 개항로의 생기가 돌아오면서 이색적인 카페와 가게들도 생겼다. 이탈리안 전문음식점 ‘마틸다개항로’, 슬로우 푸드 레스토랑 ‘더 비기닝’, 적산가옥의 감성술집 ‘이슬옥’, 그리고 무엇보다 옛날 전기구이 통닭을 새롭게 탄생시킨 ‘개항로통닭’이 가장 핫하다.
‘개항로통닭’ 역시 전당포였던 건물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페인트가 벗겨져 얼룩덜룩해진 벽, 얼기설기 나무 골재가 그대로 드러난 천장, 연두색 테니스공으로 발끝을 감싼 의자, 주황색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까지 꾸미지 않은 빈티지함이 멋스럽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소쿠리를 이어 붙여 만든 조명 아래 이창길 대표 본인과 지인들에게서 공수해온 1980년~90년대 사진들, 특히 인천숭의국민학교의 1982년 흑백 졸업사진이나 인천중학교 동창회 정기총회 단체 사진 등은 그 시절의 추억까지 불러온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전기구이 통닭

바싹하게 튀긴 치킨의 대중화로 전기구이 통닭은 요즘 좀처럼 찾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전기구이 통닭을 부활시킨 곳이 바로 개항로통닭이다. 닭을 통째로 기다란 봉에 줄줄이 꿰어 용광로처럼 뜨거운 전기구이 기계에 넣고 1시간 정도의 기다림을 끝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기구이 통닭이 완성된다.
“전기구이 통닭은 치킨에 비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풍미가 살아있는 게 특징이에요. 특히 반반 통닭이 인기인데요. 모차렐라 치즈와 로제소스를 반반 깔고 그 위에 통닭을 올려서 드려요. 먼저 오리지널 통닭의 맛을 본 후, 치즈를 길게 늘려서 통닭 위에 올려서도 먹고, 다음으로 로제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3가지 맛을 즐기실 수 있어요.”
야외 테이블 곳곳에 모기향을 피우고 테이블을 정리하며 오픈을 준비하던 개항로통닭 직원의 맛팁이다. 또 하나 일반 떡볶이떡과 다르게 마치 납작당면처럼 넙대대하
고 길다란 모양의 떡볶이도 꼭 맛봐야 할 메뉴다.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통닭도 별미다.
통닭을 생각하니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칼로리 폭탄이 무섭지만 자꾸 손이 가는 치킨의 마성을 전하는 이 노래, 기름이 쪽 빠진 전기구이 통닭이라면 칼로리 걱정을 조금 덜어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