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모두
꼰대
되어 갈까?

우리는 왜 모두
꼰대되어 갈까?

“Latte is Horse” 처음 들을 때는 필자도 무슨 소린가 했다. “나 때는 말이야”를 재밌게 표현한 이 말은 장광설을 늘어놓는 연장자들을 비꼬는 말이다. 즉 꼰대를 일컫는 새로운 표현이다. 꼰대, 분명 좋은 말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용되는 정도가 아니라 요즘 들어서 더 많이 사용된다.1) 그만큼 꼰대라는 말을 들을만한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런데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불만 역시 만만치 않다.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꼰대와 철부지는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가 상대방에게 들을 수밖에 없는 손가락질이라고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대방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다만 의외의 곳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뿐이다.

글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일러스트 언주

시간의 길이에 따라 접근하지 않으면 꼰대 된다

세대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근본적인 차이는 시간의 속도다.
즉, 세대가 다르면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북애리조나 대학의 심리학자 피터 망간(Peter Mangan)은 젊은 사람은 시간이 느리게 가고 나이든 사람들은 같은 시간이라도 빨리 간다고 주장한다. 나이 들면서 시간이 점점 빨리 가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낀다. 세월은 10대, 40대, 70대에게 있어서 각각 시속 10km, 40km, 70km의 속도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는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다. 오벌린 대학의 윌리엄 프리드먼(William Friedman)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는 시간 압박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쫓기는 듯한 압박감으로 인해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느낀다는 것이다.2)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된다. 일반적으로 같은 시간이라도 길다고 생각되면 좋은 상태로 만들고 싶은 접근동기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시간을 상대적으로 짧게 느끼는 사람들의 동기는 정반대다. 좋지 않은 일을 막기 위한 욕구, 즉 회피동기를 위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두 사실을 합하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나와 상대방이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더라도 심리적으로 다른 길이를 느끼면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서로 초점을 맞추고 관심을 가지는 동기가 상이하니 말이다. 그러니 나이와 경험치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세대 간에는 상대방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것도 엉뚱한 동기에 실어 하게 된다. 경험 많고 나이 많은 세대는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OO되지 않기 위해’라는 말을 어린 세대에게 밥 먹듯이 하기 쉬우며 그 결과 꼰대라는 불평을 듣게 된다.

1) 이 말은 원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대부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요즘의 20~30대에게 말해주면 적지 않게 놀라는 친구들도 있다. 그 말이 그렇게 오래된 말이냐면서 말이다. 1970년 11월 13일 경향신문에는 꼰대가 KBS 연속극 ‘수다스런 계절’에서 선생님을 비꼬면서 표현하는 말로 사용된 후 청소년 심지어 어린이들 사이에도 유행되고 있다면서 TV의 부정적 영향력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온다. 이것만 해도 이 말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그리고 오래 살아남은 표현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2) Friedman, W. & Janssen, S.M.J. (2010). Aging and the speed of time. Acta Psychologica, 134, 130-141.

기술(記述)과 설명(說明)을 구분 못 하면 꼰대 된다

기술과 설명을 제때 제대로만 잘해도 꼰대 소리 들을 일이 줄어든다. 아니 아랫사람들로부터 ‘아… 이분은 배울 것이 많은 분이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 수 있다. 기술과 설명, 무엇이 다른가. 기술(記述, description)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거나 기록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설명(說明, explanation)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방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또는 그런 말’로 정의된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술은 정확해야 하며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임의의 각색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이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함이 본질적 목적이니 내용의 경중에 따라 특정 항목을 강조하거나 줄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각색이 허용된다.
참으로 재미있는 점은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특징이 자신의 성공은 설명하고 실패는 기술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인간의 당연한 특징이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혹은 세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성공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자기에게로 돌려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신화화하여 1인칭 드라마로 ‘설명’하고픈 유혹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실패는 그 원인을 상황이나 주위 여건으로 돌려 정작 그 실패의 주인공인 자신을 삭제해 철저한 3인칭 관점으로 ‘기술’하고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울 점이 많은 리더나 선배, 필자의 존경을 받는 대부분의 분들은 정확하게 기술하고 설명한다. 자신의 성공에 “운(즉 상황 요인들)이 좋았어”라고 입을 열기 시작하고, 오히려 실패에는 “내가 무엇이 문제였느냐면 말이지”라고 운을 뗀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는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항상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직장 상사든 집안의 어른이든 나보다 더 젊은 세대들 앞에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시려면 이를 꼭 실천해 보시라.
그래도 내키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들려드리고 싶다.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다음 세대보다 덜 지혜롭다”
의미심장하지 않으신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지혜로운 선배들이셨다. 반면에, 격한 반감을 드러내시는 분들이실수록 전형적인 꼰대들이었다.

기술(記述)과 설명(說明)을 구분 못 하면 꼰대 된다

기술과 설명을 제때 제대로만 잘해도 꼰대 소리 들을 일이 줄어든다. 아니 아랫사람들로부터 ‘아… 이분은 배울 것이 많은 분이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 수 있다. 기술과 설명, 무엇이 다른가. 기술(記述, description)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거나 기록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설명(說明, explanation)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방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또는 그런 말’로 정의된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술은 정확해야 하며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임의의 각색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이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함이 본질적 목적이니 내용의 경중에 따라 특정 항목을 강조하거나 줄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각색이 허용된다.
참으로 재미있는 점은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특징이 자신의 성공은 설명하고 실패는 기술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인간의 당연한 특징이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혹은 세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성공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자기에게로 돌려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신화화하여 1인칭 드라마로 ‘설명’하고픈 유혹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실패는 그 원인을 상황이나 주위 여건으로 돌려 정작 그 실패의 주인공인 자신을 삭제해 철저한 3인칭 관점으로 ‘기술’하고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울 점이 많은 리더나 선배, 필자의 존경을 받는 대부분의 분들은 정확하게 기술하고 설명한다. 자신의 성공에 “운(즉 상황 요인들)이 좋았어”라고 입을 열기 시작하고, 오히려 실패에는 “내가 무엇이 문제였느냐면 말이지”라고 운을 뗀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는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항상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직장 상사든 집안의 어른이든 나보다 더 젊은 세대들 앞에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시려면 이를 꼭 실천해 보시라.
그래도 내키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들려드리고 싶다.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다음 세대보다 덜 지혜롭다”
의미심장하지 않으신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지혜로운 선배들이셨다. 반면에, 격한 반감을 드러내시는 분들이실수록 전형적인 꼰대들이었다.

우리는
왜 모두
꼰대
되어 갈까?

우리는 왜 모두
꼰대되어 갈까?

“Latte is Horse” 처음 들을 때는 필자도 무슨 소린가 했다. “나 때는 말이야”를 재밌게 표현한 이 말은 장광설을 늘어놓는 연장자들을 비꼬는 말이다. 즉 꼰대를 일컫는 새로운 표현이다. 꼰대, 분명 좋은 말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용되는 정도가 아니라 요즘 들어서 더 많이 사용된다.1) 그만큼 꼰대라는 말을 들을만한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런데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불만 역시 만만치 않다.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꼰대와 철부지는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가 상대방에게 들을 수밖에 없는 손가락질이라고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대방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다만 의외의 곳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뿐이다.

글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일러스트 언주

시간의 길이에 따라 접근하지 않으면 꼰대 된다

세대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근본적인 차이는 시간의 속도다.
즉, 세대가 다르면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북애리조나 대학의 심리학자 피터 망간(Peter Mangan)은 젊은 사람은 시간이 느리게 가고 나이든 사람들은 같은 시간이라도 빨리 간다고 주장한다. 나이 들면서 시간이 점점 빨리 가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낀다. 세월은 10대, 40대, 70대에게 있어서 각각 시속 10km, 40km, 70km의 속도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는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다. 오벌린 대학의 윌리엄 프리드먼(William Friedman)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는 시간 압박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쫓기는 듯한 압박감으로 인해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느낀다는 것이다.2)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된다. 일반적으로 같은 시간이라도 길다고 생각되면 좋은 상태로 만들고 싶은 접근동기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시간을 상대적으로 짧게 느끼는 사람들의 동기는 정반대다. 좋지 않은 일을 막기 위한 욕구, 즉 회피동기를 위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두 사실을 합하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나와 상대방이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더라도 심리적으로 다른 길이를 느끼면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서로 초점을 맞추고 관심을 가지는 동기가 상이하니 말이다. 그러니 나이와 경험치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세대 간에는 상대방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것도 엉뚱한 동기에 실어 하게 된다. 경험 많고 나이 많은 세대는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OO되지 않기 위해’라는 말을 어린 세대에게 밥 먹듯이 하기 쉬우며 그 결과 꼰대라는 불평을 듣게 된다.

1) 이 말은 원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대부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요즘의 20~30대에게 말해주면 적지 않게 놀라는 친구들도 있다. 그 말이 그렇게 오래된 말이냐면서 말이다. 1970년 11월 13일 경향신문에는 꼰대가 KBS 연속극 ‘수다스런 계절’에서 선생님을 비꼬면서 표현하는 말로 사용된 후 청소년 심지어 어린이들 사이에도 유행되고 있다면서 TV의 부정적 영향력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온다. 이것만 해도 이 말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그리고 오래 살아남은 표현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2) Friedman, W. & Janssen, S.M.J. (2010). Aging and the speed of time. Acta Psychologica, 134, 130-141.

기술(記述)과 설명(說明)을 구분 못 하면 꼰대 된다

기술과 설명을 제때 제대로만 잘해도 꼰대 소리 들을 일이 줄어든다. 아니 아랫사람들로부터 ‘아… 이분은 배울 것이 많은 분이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 수 있다. 기술과 설명, 무엇이 다른가. 기술(記述, description)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거나 기록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설명(說明, explanation)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방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또는 그런 말’로 정의된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술은 정확해야 하며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임의의 각색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이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함이 본질적 목적이니 내용의 경중에 따라 특정 항목을 강조하거나 줄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각색이 허용된다.
참으로 재미있는 점은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특징이 자신의 성공은 설명하고 실패는 기술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인간의 당연한 특징이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혹은 세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성공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자기에게로 돌려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신화화하여 1인칭 드라마로 ‘설명’하고픈 유혹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실패는 그 원인을 상황이나 주위 여건으로 돌려 정작 그 실패의 주인공인 자신을 삭제해 철저한 3인칭 관점으로 ‘기술’하고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울 점이 많은 리더나 선배, 필자의 존경을 받는 대부분의 분들은 정확하게 기술하고 설명한다. 자신의 성공에 “운(즉 상황 요인들)이 좋았어”라고 입을 열기 시작하고, 오히려 실패에는 “내가 무엇이 문제였느냐면 말이지”라고 운을 뗀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는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항상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직장 상사든 집안의 어른이든 나보다 더 젊은 세대들 앞에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시려면 이를 꼭 실천해 보시라.
그래도 내키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들려드리고 싶다.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다음 세대보다 덜 지혜롭다”
의미심장하지 않으신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지혜로운 선배들이셨다. 반면에, 격한 반감을 드러내시는 분들이실수록 전형적인 꼰대들이었다.

기술(記述)과 설명(說明)을 구분 못 하면 꼰대 된다

기술과 설명을 제때 제대로만 잘해도 꼰대 소리 들을 일이 줄어든다. 아니 아랫사람들로부터 ‘아… 이분은 배울 것이 많은 분이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 수 있다. 기술과 설명, 무엇이 다른가. 기술(記述, description)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거나 기록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설명(說明, explanation)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방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또는 그런 말’로 정의된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술은 정확해야 하며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임의의 각색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이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함이 본질적 목적이니 내용의 경중에 따라 특정 항목을 강조하거나 줄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각색이 허용된다.
참으로 재미있는 점은 꼰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특징이 자신의 성공은 설명하고 실패는 기술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인간의 당연한 특징이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혹은 세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성공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자기에게로 돌려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신화화하여 1인칭 드라마로 ‘설명’하고픈 유혹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실패는 그 원인을 상황이나 주위 여건으로 돌려 정작 그 실패의 주인공인 자신을 삭제해 철저한 3인칭 관점으로 ‘기술’하고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울 점이 많은 리더나 선배, 필자의 존경을 받는 대부분의 분들은 정확하게 기술하고 설명한다. 자신의 성공에 “운(즉 상황 요인들)이 좋았어”라고 입을 열기 시작하고, 오히려 실패에는 “내가 무엇이 문제였느냐면 말이지”라고 운을 뗀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는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항상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직장 상사든 집안의 어른이든 나보다 더 젊은 세대들 앞에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시려면 이를 꼭 실천해 보시라.
그래도 내키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들려드리고 싶다.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다음 세대보다 덜 지혜롭다”
의미심장하지 않으신가.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지혜로운 선배들이셨다. 반면에, 격한 반감을 드러내시는 분들이실수록 전형적인 꼰대들이었다.